올해 2월 시작된 전공의 집단 사직의 여파가 현실화되고 있다.
전공의의 공백으로 인한 당직과 진료 업무가 가중되면서 각 학회들이 발간하는 저널의 출간 일정이 뒤로 밀리고 있는 것.
일부 저널들은 인쇄 전에 미리 보기 성격의 코너(AHEAD-OF PRINT)를 없애거나 10월호에서 발간을 잠정 중단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잇다.
27일 의학계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여파로 논문 제출 및 심사, 공개에 따르는 일련의 저널 발간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대한내과학회지(KJM)는 10월 1일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 부족에 관한 해결책'을 다룬 관점 게시글 이후 11월호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10월호 커버에서 연구 논문 성격의 원본 기사는 '소관상동맥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물 방출 풍선과 약물 방출 스텐트 간의 임상 결과 비교' 한 편에 그쳤고, 이어 동료 리뷰를 위해 사전에 연구 내용을 공개하던 항목(ACCEPTED) 및 미리 보기 성격의 항목(AHEAD-OF PRINT)도 공란으로 비워뒀다.
대한내과학회 영문학술지(KJIM) 역시 11월호에 편집부의 관점, 리뷰에 해당하는 게시글이 두 편이 게재된 이후 조사 연구는 실리지 않고 있다.
AHEAD-OF PRINT 항목은 10월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 되지 않고 ACCEPTED 항목도 공란으로 남겼다.
대한의사협회지(JKMA)도 10월호에서 멈춰섰고, 대한의학회의 국제학술지(JKMS)도 비슷한 연구 논문 투고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학술활동의 양적, 질적 위축은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른 예고된 미래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전공의 1만 3천여명이 집단 사직하면서 당직부터 응급 환자 초동 대처, 수술 보조, 환자 모니터링, 심전도 검사, 드레싱, 위관 삽관, 혈액 배양 검사, 생검 등의 역할이 남은 의료진들의 몫으로 남겨진 것.
특히 대학병원 교수들이 학술단체의 임원진을 겸직하는 사례가 많아 업무 증가분 만큼 연구의 논문의 작성부터 투고 논문 심사 등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대한간학회 저널 CMH 김원 편집장은 "의-정 갈등 사태로 당직을 서는 날이 많아지고 환자 진료에 채이면서 연구도 못하고 논문도 쓰기 어려워졌다"며 "국내 연구자들의 임상 연구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은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나마 CMH는 해외 연구자의 투고 논문 비중이 75~80%에 달해 국제학술지로서 홀로서기에 성공해 의-정 갈등에 따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다"며 "국내 연구자 비중이 높은 저널들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학술대회를 개최한 소아청소년과학회도 연구의 하락을 경고한 바 있다.
김지홍 이사장은 "남아 있는 전공의뿐만 아니라 전임의들이 당직 근무에 시달리면서 연구 활동에 할애할 시간이 부족해졌다"며 "재작년 대비 학술대회장에서 공개되는 구연 발표나 초록의 수가 30% 줄어들은 상황인데 전공의 공백 문제로 내년이 더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수련 실태조사와 필수의료 현황 조사를 같이 시행한 결과 호흡기 중증 치료 가능 의료기관이 약 30%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예를 들면 최고 난이도의 호흡기 치료나 중증 치료 역량을 할 수 있는 기관이 과거 100곳이었다면 지금은 70곳으로 줄어들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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