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키프롤리스(카르필조밉, 암젠)의 급여 확대안이 마지막 단계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다발성 골수종 치료 신약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치료제 급여 확대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치료 전략을 둘러싼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암젠코리아는 키프롤리스에 대한 약가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결렬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키프롤리스는 지난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이전에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다발성 골수종 환자의 치료를 위해 다라투무맙 및 덱사메타손과의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기준이 설정된 바 있다.
다만, 여기서 다라투무맙 전액본인부담 조건이다.
이 가운데 다발성 골수종은 기존 치료제에 대한 내성과 불응성이 높으며, 잦은 재발이 특성이다. 3번 이상의 재발이나 기존 치료에 3번 이상 실패를 경험한 삼중 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는 전체 다발골수종 환자의 약 15%로 알려져 있으며, 기대 여명도 평균 5.1개월에 불과하다.
즉 다발골수종 진단 초기부터 임상을 통해 증명된 다양한 약제를 병합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젠은 다발성 골수종 2차 치료에서 키프롤리스에 다라투무맙+덱사메타손를 병용한 이른바 DKd 요법 급여확대를 추진해왔다.
심평원 암질심을 거친 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도 필요성을 인정해 10월 초부터 마지막 단계로 평가되는 약가협상을 건보공단과 벌여왔다.
하지만 건보공단과 암젠은 60일 간의 약가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최종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약가협상에서 결렬되면서 암젠 측은 향후 추가 급여확대 추진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근 임상현장에서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 신약들의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치료 시퀀스를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이중특이항체 기반 신약으로 얀센의 텍베일리(테클리스타맙), 탈베이(탈쿠에타맙)와 화이자 엘렉스피오(엘라나타맙)가 손에 꼽힌다. 이들 신약은 다발성 골수종 치료 마지막 4차 옵션으로 임상현장에서 활용되는데, 동일선상에서는 CAR-T 치료제인 킴리아도 함께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치료제에 앞서 진행되는 치료제들의 급여 확대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임상현장에서의 신약들의 활용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얀센은 기존 다발성 골수종에 활용되는 다라투무맙 성분 다잘렉스의 급여 확대를 추진 중이다. 암젠이 키프롤리스를 활용한 Dkd 요법 급여확대에 실패하면서 다잘렉스의 행보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A대학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다잘렉스를 필두로 한 기존 치료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CAR-T 치료제나 이중특이항체 기반 신약과 같은 최신 치료법의 적용이 지연될 수 있다"며 "현재 기준에 따르면, CAR-T 세포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 치료법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효과적인 치료가 미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가별로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환자 생존율이 떨어질 것이다.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1차 치료에서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2차, 3차로 밀리면, 환자의 생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확한 비교 데이터는 없지만, 현재 급여 제도로 운영된다면 다발골수종 환자의 생존율이 글로벌 기준에 비해 뒤처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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