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보궐선거 후보를 만나다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보궐선거가 한창이다. 메디칼타임즈는 민초의사들의 민의를 파악하고자 각 후보와 선거운동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편집자주> ① "의료의 정상화" 기호 1번 김택우 후보 ※기사는 후보 일정상의 이유로 기호순과 무관하게 연재합니다. |
대한의사협회 제42대 회장 보궐선거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입후보한 기호 5번 최안나 후보. 3일간 약 1천장의 추천서를 받으면서 당당히 입후보했다.
이처럼 발빠르게 추천서를 모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안나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의사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 젊은의사 참여하는 의협…정책개발기구 역할 제시
동행취재에 나선 지난 12월 8일, 선거 유세 현장은 다름 아닌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이하 대피모) 국제학술대회. 이날 학회장은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로 수천명의 의사들로 북적였다.
사전등록 인원이 평소 전체 등록인원을 초과했을 정도로 이번 대피모 학회장은 사직 전공의들의 발길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 후보는 학회장 곳곳을 돌며 대피모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돌렸다.
그의 옆에는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 중인 서울대병원 사직전공의 정재영 씨가 함께 했다. 최 후보는 학회 중 쉬는시간을 활용해 학회에 참여한 이들 앞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100분 토론에 나왔던 최안나로 자신을 소개하자 자리에 앉아있던 회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관심을 보였다.
"의료에 필수, 비필수가 어디있나. 이는 정부가 만들어 놓은 틀에 불과하다. 내가 회장이 되면 필수, 비필수로 구분하는 행태를 바로 잡겠다."
그는 학회장을 돌면서도 의료개혁 중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회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최 후보는 학회장에서 만난 산부인과 박노준 전 회장과 수년 만에 조우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최 후보는 과거 산부인과의사회 홍보이사로 장기간 재임하며 박노준 전 회장과 산부인과 개원의들의 고충을 해결하고자 함께 고민했던 시간이 있었다.
학회장에서 만난 산부인과 전문의 출신의 학회원들은 먼저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이번 선거에서 그를 지지할 것을 약속했다. 학회장에서 만난 사직 전공의는 최 후보와 기념촬영을 하며 그를 지지하는 마음을 전했다.
유세 막간을 이용해 왜 초반에 입후보 신청을 하지 않았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사실 출마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뒤늦게 그동안 함께 소통했던 전공의, 의대생들의 응원과 지지 속에 이대로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뒤늦게 출마했다"고 답했다.
입후보 등록이 일사천리로 가능했던 것은 그의 뒤에 든든한 지원군, 젊은의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직 전공의 출신의 젊은의사들은 이날 유세현장에서도 최 후보와 동행하며 조언을 건넸고, 최 후보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최 후보는 의협회장에 당선되면 최우선 과제로 집행부를 전면 개편, 의대생과 전공의 등 젊은 의사를 중심으로 의협을 역동적인 단체로 만들고 정책 생산기구로 발전시켜 새로운 의협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정부 태도에 달려있다"
이어진 유세 현장은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시국선언대회에 참석해 피켓을 함께 들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칼바람에 맞서 피켓을 들고 시국선언대회에 나선 의대교수와 의과대학 학부모, 의대생의 손을 잡고 그들을 지지하면서도 자신이 회장이 됐을 때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추운 데 고생이 많으시다. 있어선 안될 일이 벌어졌다. 참으로 기가막힌 일이다. 제가 회장이 되면 왜 의사협회장이 책임져야 하는 자리인지 눈으로 보여주겠다."
최 후보는 시작 전부터 마지막까지 집회 현장을 지키며 의대교수들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 고개를 끄덕였다. 최 후보는 계엄령을 선포한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전공의를 '처단'한다고 포고령을 누가 작성했는지 밝힐 것을 요구했다.
"당시 파업 중인 전공의는 없었다. 현실도 파악이 안된 포고령이 나왔는데 어디에서도 그에 대한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의협 대변인 이름으로 입장을 밝혔다."
최 후보는 계엄령 사태를 하룻밤 해프닝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정부를 상대로 현안을 적시에 판단해 회원을 보호할 수 있는 회장이 필요하고, 자신이 그런 회장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 일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경고를 받았지만 "후회는 없다"고 했다.
그는 임현택 회장과도 선을 그었다. 자신은 임현택 집행부가 모두 꾸려진 이후에 대변인, 기획이사 등 다양한 보직을 거치면서 의협 회무를 챙기는데 주력, 취임시 하루의 공백도 없이 회무를 이어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최 후보는 양재 AT센터 앞에서 한 시간 가량 칼바람을 맞으며 시국선언대회를 마친 이후 또 다시 그를 기다리는 곳으로 달려갔다. 이날 그의 마지막 장소는 최 후보가 의대시절 활동했던 연극부 총 동창회 MT. 여기에는 의대생부터 개원의, 의대교수 등이 두루 참석해 최 후보와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다.
그는 의료대란 이후를 어떻게 전망할까. 최 후보는 이날 오전 의료붕괴 TV에 출연해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원점 재논의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의 확고한 견해를 밝혔다.
이어 여·야·의·정협의체와 같은 협의체를 구성하고 의협이 참여할 것을 권한다면 어떤 식으로 참여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화의 전제조건을 정부의 태도 변화"라며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투쟁이든 대화든 의미가 없다"며 정책적 실리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후보는 상황에 떠밀려 협의체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 의협 내 상시 투쟁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향후 협의체가 꾸려졌을 때 정부에 요구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한편, 그는 늦게 입후보한 만큼 마지막까지 발로 뛰며 유권자를 만날 계획을 잡고 있다. 이후 지역 내 개원의, 의대교수와 소통하는 자리도 준비 중이다. 그는 "젊은의사들의 응원과 지지로 출마한 만큼 그들의 기대에 부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결연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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