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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효과 두 마리 토끼 잡는 복막투석 한국만 외면"

발행날짜: 2025-03-08 05:30:00

대한신장학회, 복막투석 활성화 방안 정책토론회 개최
"현재 수가 0원…해외 복막투석 우선 정책 사례 참고해야"

7일 대한신장학회는 말기콩팥병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복막투석 활성화 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비용-효과성을 확인한 복막투석 방식의 활성화를 위해 수가 신설 등 정책적 지원을 주문했다.

의료비 절감과 환자의 편의성 제고 및 사망률 절감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진 복막투석이 국내에서만 감소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복막투석 활성화를 위한 재택관리 시범사업이 진행됐지만 복막투석 환자는 최근 10년간 계속 감소했고 시범사업도 올해 종료 예정으로 해외 주요 국가들처럼 '복막투석 우선주의'와 같은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

7일 대한신장학회와 남인순 국회의원은 '말기콩팥병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복막투석 활성화 방안' 정책토론회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하고 국내 투석 현황 및 문제점, 개선 방안을 공유했다.

말기콩팥병의 급격한 증가는 고혈압 및 당뇨병의 증가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말기콩팥병 발생률은 2022년 기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2010년 5만 8860명이었던 말기콩팥병 환자는 2023년 13만 7705명으로 2.3배 증가했다.

복막투석은 최근 혈액투석 대비 초기사망위험도가 낮고, 신이식 후 치료 결과가 더 양호해 환자의 의료적 예후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환자가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있어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투석 방법으로 꼽힌다.

대한신장학회 양재원 보험법제이사

정부 역시 복막투석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 2019년 12월부터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시행했지만 문제는 복막투석을 선택한 환자는 최근 10년간 지속 감소하는 한편 혈액투석 환자만 급증했다는 점.

대한신장학회 양재원 보험법제이사(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는 '국내 복막투석 현황과 문제점 및 복막투석 활성화 해외동향' 발표를 통해 해외에서의 정책을 벤치마킹할 것을 주문했다.

양 이사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수준의 말기콩팥병 환자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며 "초고령화 및 만성질환 증가와 더불어 말기콩팥병 환자의 증가 추세 또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 시 가장 가파르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내 말기콩팥병 환자 유병률은 지난 13년간 2.3배가 증가해 1인당 연간 진료비는 3000만원으로 암, 치매보다 많다"며 "투석이 진료비의 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투석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투석은 복막투석과 혈액투석으로 나뉘고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혈액투석은 주 3회 병원에서 4시간 가량 동정맥루를 통해 진행한다. 의료진이 치료해주고 자기관리가 어려운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병원 방문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업 또는 경제활동에 제한을 받는다.

반면 복막투석은 집에서 환자가 스스로 복막투석액을 교환하기 때문에 병원 방문을 1~2달에 1회로 줄일 수 있고 교환 장소만 있다면 일과 여행이 자유로운 등 신체적 부담이 적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양재원 이사는 "학술적인 영역에서 두 방식의 비교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선행 연구에서 복막투석의 초기 사망 위험이 혈액투석보다 낮고 복막투석의 이식 후 치료 결과도 혈액투석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사회 경제적 부담 절감 측면에서도 복막투석 활성화가 시급하다"며 "2015년 기준 진료비를 보면 혈액투석 시 약 1조 1232억원이 소요됐지만 복막투석은 약 1547억원으로 1/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의료기관 방문에 따른 교통비용 감소, 환자 시간 비용 감소, 혈액투석 시 사용하는 기계, 정수, 전기 등 비용의 감소, 환자의 생산성 손실 비용까지 고려하면 복막투석의 활성화가 합리적이라는 것이 학회 측 판단.

정부도 복막투석 활성화를 위해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2019년부터 올해 12월까지 일정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 복막투석 치료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이다.

양 이사는 "2012년 복막투석 환자는 7752명이었지만 2023년은 5253명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혈액투석은 4만 8531명에서 11만 443명으로 증가했다"며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복막투석에 대한 정보 및 교육 부족, 복막투석실 시행 병원 감소, 전담인력 부족, 투석 방법 선택을 위한 교육 시행 부족, 정책적 지원 부족을 꼽았다.

그는 "해외 주요 국가에서 복막투석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홍콩은 혈액투석 대비 비용효과성을 확인한 후 1985년부터 복막투석 우선 정책을 시행해 모든 투석실에서 투석 전 환자 교육 프로그램을 완비하고 의료적 이유로 복막투석을 할 수 없는 환자에 한해 혈액투석 급여를 적용한다"고 했다.

이와 같은 정책적 뒷받침 덕택에 홍콩의 경우 투석 환자의 75% 이상이 복막투석을 시행하고 있고 이를 통한 환자의 연간 사망률 감소 효과도 확인됐다.

이외에도 태국, 호주, 캐나다 등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행 중이다. 2019년 미국도 치료 환경 개선 및 의료비 절감을 위해 80% 환자가 가정 투석 또는 신장이식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 행정명령(AAKHI)를 공포한 바 있다.

양 이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말기 콩팥병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의료비 절감 효과를 위하여 복막투석 재택치료의 활성화는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복막투석에 대한 인지도 부족, 교육 및 정책적 지원 부족 등의 원인으로 지속적으로 환자 수가 감소하고 있어 해외 정책 사례를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활성화 방법론은? "수가·정책·인력"

양재원 이사가 복막투석 활성화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다면 감좌경 복막투석연구회 총무(한림대성심병원)는 활성화 방법론에 집중했다.

김 총무는 "의료진에 대한 동기 부여가 있어야 이 모든 것들이 해결이 될 수 있고, 이런 동기는 최소한 행위에 대한 적절한 수가로 완성될 수 있다"며 "놀랍게도 지금 복막투석 관련 수가는 0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환자 교육과 간호사 등 전담 인력 등이 필요하지만 복막투석에 대한 수가는 없기 때문에 의료기관 입장에서 굳이 복막투석을 적극 유도하거나 안내할 동인이 없다"며 "의료진을 독려시키려면 금전적인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행위수가의 신설, 교육 시설 설치 및 정책 지원, 전문인력 지원이 가장 시급하다는 게 그의 판단.

보건복지부 정성훈 보험급여과장

김 총무는 "복막투석 수가가 없는 상황에서는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환자의 의학적 상황과 삶의 질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투석 유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해외에서도 복막투석 활성화를 위해 투석 방법 선택에 따른 수가 차이를 줄이고 환자 중심 투석 방법 선택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며 "미국은 혈액-복막투석 간 행위 수가가 동일하고 대만은 복막투석 환자 관리 수가를 통해 관리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복막투석의 행위수가를 혈액투석의 20% 수준으로 생성을 요청드린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 시설 확보를 위해 교육시설 설치 및 운영에 정책적인 지원을, 환자와 보호자를 전문적으로 케어하고 대처하는 전담 인력에 대한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보건복지부 정성훈 보험급여과장은 "시범사업의 본사업 전화은 법적 장치들이 구체화돼야 원활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가 신설은 건강보험 제도가 행위별수가제 보상 방식으로 의료진의 어떤 행위가 있어야만 보상을 하기 때문에 재택 자가 관리 방식에선 보상하기에 제한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복막투석은 처음 시작 단계에서 여러 시술에 대해선 보상하지만 실제 복막투석을 관리하는 단계에서는 개인이 관리 때문에 행위 수가를 만들기가 어렵다"며 "시범사업도 교육상담이나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관리와 관련된 수과들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보상 수준이나 항목을 늘리거나 중간 중간 평가를 거쳐 환자가 잘 관리돼 있는 경우 보상하는 형태를 고려해 볼 수 있다"며 "해외에서의 제도화 사례 등을 고려해서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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