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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말렸지만 종합병원 승격 이유는…지역완결형 의료"

발행날짜: 2025-04-11 05:30:00 업데이트: 2025-04-11 10:37:31

[기획]지역의 숨은 공공의료 파수꾼, 의료법인 병원을 찾아서
①일산 지역의료 터줏대감 더자인병원

따스한 바람이 스치는 4월의 오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종합병원을 찾았다. 지난해 종합병원으로 승격한 더자인병원은 20년 전, 병원에서 출발해 지역 내 거점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병원 외관의 고급스러운 가평석 마감부터 내부의 최신 의료 시설이 눈에 띄었다.

"처음 고양시에 자리 잡은 것은 2001년이었어요. 당시엔 주변 상황을 둘러볼 틈도 없이 병원을 시작했죠."

이사장은 창업 초기를 회상했다. 처음에는 정형외과를 주축으로 척추·관절 주력 병원으로 시작했지만, 약 6~7년 전부터 전문병원으로 갈 것인지, 종합병원으로 나아갈 것인지 깊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더자인병원 전경

종합병원을 향한 도전…완결형 의료서비스 위한 결단

"우리가 완결형 병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환자실이 없었거든요. 의료진은 급성기부터 환자를 직접 볼 수 있길 원했죠."

완결형 의료서비스란 환자가 외부 병원으로 전원되지 않고 한 병원 내에서 모든 치료가 가능한 시스템을 말한다. 신경외과, 정형외과, 내과 등 각 과의 의료진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자부심으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기보다 직접 치료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정형외과 수술하러 온 환자가 심장내과에서 심장초음파만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하면 스텐트까지 하고, 호흡기 내과 전문의가 중환자실을 담당하고... 이렇게 통합적 치료가 가능한 지역 완결형 병원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나 고양시는 이미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명지병원, 동국대병원, 차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이 포진한 의료 격전지였다. 경영컨설팅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전문병원으로 남아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결국 병원은 종합병원으로의 승격을 결정했다.

더자인병원은 지난해 3년간의 신관 건축을 마치고 종합병원으로 승격했다.

대대적인 투자와 변화…500명의 임직원과 600억 원의 건축비

종합병원 승격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닌 대대적인 변화를 수반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인력 증가였다.

"병원 초기에는 임직원이 30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500명에 가까워요. 의료진도 두 배로 늘어 현재 30여 명이 됐죠."

건물도 확장했다. 기존 건물에 더해 신관을 지으면서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투자 규모도 상당했다.

"처음에는 건축비로 300억 원을 예상했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 수술실, 중환자실 등이 필요해 결국 600억 원으로 늘었죠. 건축만 3년이 걸렸어요."

류은경 이사장은 병원 외장재인 가평석을 선택하기 위해 직접 서울과 경기도의 여러 건물을 둘러봤다. 고민 끝에 한국은행 신축 건물과 같은 석재를 사용했다. 그의 공간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더자인병원은 혈관조영술 등 심뇌혈관질환 진료에 주력하고자 건축 과정에서 해당 공간을 확보했다.
재활치료센터 모습. 재활병원 수준의 재활치료 공간 및 인력, 장비를 확보했다.

정형외과 강점 살린 고령 환자 특화 진료체계 구축

더자인병원의 핵심 경쟁력은 정형외과 분야에서 타 병원이 꺼리는 고령 환자 수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점이다. 류은경 이사장은 "우리 병원은 90대 이상 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며 "대퇴골절 같은 경우 대학병원에서는 80세 이상이면 수술을 잘 안 하지만, 우리 병원에서는 94세, 95세 환자도 수술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 환자 수술을 위해 중환자실 시설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다. 류 이사장은 "고령 환자들은 수술 후 이삼일이라도 중환자실에서 중점 치료를 받고 올라와야 한다"며 중환자실에 대한 집중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중환자실 병상 시스템도 최첨단으로 구축했다. 류 이사장은 "일반 병상은 100만원 정도지만, 간호사들이 힘들지 않도록 자동으로 환자 상태를 체크하는 특수 침대는 약 1000만원 정도"라며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런 고가 장비도 적극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재활치료센터 내 일상동작 치료실도 별도의 공간을 확보해두고 해당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재활치료센터 내 재활로봇치료실도 별도로 마련하고 고가의 장비를 구비했다.

의료 서비스의 변화…고령화 대비 뇌혈관·심혈관 중심축 전환

종합병원 승격과 함께 병원의 전문 분야도 전략적으로 확장했다. 기존의 척추·관절 중심에서 뇌혈관·심혈관 분야로 확대한 것은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장기적 전략이었다.

"현재까지는 척추·관절이 주축이었지만, 고령화 시대에는 뇌졸중, 심혈관 질환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어요. 그래서 미래를 내다보고 뇌혈관, 심혈관 분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죠."

이러한 전략적 판단에 따라 병원은 건축 단계부터 뇌혈관, 심혈관 진료에 최적화된 시설을 계획했다. 신경과, 신경외과 분야를 강화하고, 전문 의료진을 대거 보강했다.

"건축을 할 때부터 뇌혈관, 심혈관 환자를 위한 맞춤 시설을 구상했어요. 특히 환자 입장에서 완결형 의료서비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뇌질환 환자가 재활치료까지 받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재활센터도 거의 재활병원급으로 구축한 것도 그런 이유죠."

감염병에 대비해 중환자실 옆으로 음압격리실 2병동을 확보했다.

또한 더자인병원은 경기 서북부 지역의 뇌혈관·심혈관 인적 네트워크에 참여하며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한양대병원에서 은퇴한 뇌종양 분야 명의로 알려진 고용 교수를 영입하는 등 고령화 시대에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력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뇌졸중이나 심혈관 질환은 갑자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요즘은 MRI, MRA 같은 첨단 장비로 뇌동맥류 같은 시한폭탄을 미리 발견할 수 있죠. 우리 지역 주민들이 이런 검사와 치료를 멀리 가지 않고도 받을 수 있도록 시설과 인력을 갖췄어요."

현재 더자인병원은 277개 병상, 20개 응급실 병상, 14개 중환자실 병상을 갖추고 있으며, 심뇌혈관 조영실과 일대에서 가장 큰 규모인 45베드 규모의 신장투석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중환자실에는 CRRT(지속적 신대체요법)를 갖추고 장기부전 환자 치료가 가능하다.

더자인병원은 종합병원 승격을 기점으로 내과 질환 중심 진료 외래 진료실도 대거 늘렸다.

신포괄수가제와 종합병원의 도전

종합병원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병원은 신포괄수가제도와 관련된 어려움도 경험했다. 이사장은 2020년에 신포괄수가제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바로 옆에 신포괄수가제를 적용하는 건강보험 일산병원이 있어서 여파가 컸어요. 환자들이 우리 병원에서 수술을 권하면 일산병원이 더 저렴하다는 것을 알고 가버렸죠. 그래서 우리도 5년간 신포괄수가제를 운영했어요."

하지만 신포괄수가제는 (치료재료)가격 변동이 심해 올해는 제도에서 빠졌다고 한다. 류 이사장은 최근 논의되고 있는 포괄2차병원 지정 제도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만약 포괄2차병원 제도가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 유지된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런 중요한 정책이 갑자기 바뀌면 이제 막 종합병원으로 전환한 병원으로서는 큰 타격이죠. 전국에 100개 정도만 지정된다면 기존 기득권만 강화되고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 우려됩니다."

특히 현재와 같이 의사 인력이 부족한 시기에 정책 변화로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다. 류 이사장은 "의사가 없는 시기에 이런 제도를 도입하면 정부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현장은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은경 이사장은 의료진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종합병원 운영의 어려움과 보람

종합병원 승격 후 가장 큰 어려움은 의사 인력 확보다. 류 이사장은 '의사 찾아 삼만리'라는 표현을 썼다.

"지금은 의사가 부족한 시기에요. 의사 구하기가 정말 어렵죠. 특히 심혈관 분야 의사는 더욱 그래요."

또한 인증평가 준비도 큰 과제다. 병원은 올해 말 인증평가를 받을 계획이며, 이를 통해 '제대로 된 종합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보람은 분명했다. 특히 20년간 병원을 이용해온 지역 주민들의 신뢰가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한다.

"우리 동네 사람들이 와서 '원장님, 병원을 크게 지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요. '이 병원에서 치료 받다가 죽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하시는 분도 있어요. 믿을 수 있는 병원, 자신을 아는 병원이라는 점이 중요한 거죠."

더자인병원 류은경 이사장은 최근 정책변화로 어려움은 있지만 지역의 숨은 공공의료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의료정책, 10년 청사진이 필요하다"

류 이사장은 보건복지부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그것은 장기적인 의료정책 수립이다.

"의료는 적어도 10년 플랜을 제시해줘야 해요. 저희가 종합병원을 결정하고 건축하고 운영하는 데만 6~7년이 걸렸어요.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면 안 됩니다."

특히 정부 부처의 담당자가 1~2년마다 바뀌는 상황에서 일관된 정책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지역 의료기관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가 청사진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기에 앞서 의료 전문가와 타협하고, 청사진을 쫙 펼쳐야 낭패를 안 당합니다. 공청회 한 번 하고 후다닥 정책을 바꾸면, 저처럼 대규모 투자를 해서 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큰 타격을 받고, 이는 결국 자원의 낭비로 이어집니다."

병원을 나서면서 새로 올린 신관을 올려다봤다. 25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자리에서 지역 주민의 건강을 책임져온 더자인병원의 다음 25년이 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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