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이어 지역 2차병원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했지만 하루가 급하다. 정책 추진이 늦어지면 지역 2차병원은 무너진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18일 발표한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두고 즉각적인 정책 추진을 요구하는 병원계 목소리가 거세다. 지역 2차병원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대책을 제시한 것은 다행이지만 해당 제도 시행 시점이 시급하다는 요구다.
18일 정부는 올해 초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에 3년간 3조 3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지역 2차병원에 대한 대책을 제시할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 이후 흐지부지되면서 일선 2차병원들의 위기감이 극으로 치닫았다.
상급종합병원은 조 단위 예산을 쏟아붓는 반면 2차병원 육성 방안이 늦어지면서 불안감이 높아진 것. 지난 18일 포괄2차병원 지원 대책을 발표, 2조 3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지만 병원계는 "대책이 늦어지면 2차병원들은 붕괴 위기다. 당장 육성 정책을 추진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한중소병원협회 김진호 회장은 "상급종병 구조전환 지원대책 발표 이후 빅5병원 혹은 빅10병원들이 대거 흡수하기 시작했다"면서 "현 상태가 지속되면 2차병원들은 다 죽는다"고 위기감을 전했다.
대한병원협회 박진식 제2정책위원장은 "평소 의사 급여 조정 요청이 1년에 1번이었지만 최근에는 6개월, 3개월로 점점 단축되고 있다"면서 "특히 중증질환에 집중하는 2차병원 입장에선 당장 손실이 크기 때문에 보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한의료법인연합회 김철준 정책부회장 또한 "의사 뿐만 아니라 일반직 급여 인상도 부담이 크다"면서 "인건비 상승은 기본 3~5%인 반면 수가인상은 1.7% 수준이니 허덕일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한 일선 병원들은 포괄 2차병원 육성 대책 관련해 '대학병원 분원 육성 정책'이라는 한계점을 지적했다.
상급종합병원 이외 종합병원은 전국 330개. 이중 포괄 2차병원으로 약 160여곳을 선정할 예정으로 이중 대학병원 40여곳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시 말해 그만큼 중소병원은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대학병원 분원 입장에선 상급종합병원 지원대책 혜택을 누릴 수 없으니 포괄 2차병원 육성대책 일환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를 노려야겠지만 대학병원과 경쟁해야하는 지역 병원 입장에선 불만이다.
동일한 2차병원이지만 대학병원과 중소병원간 경쟁해야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김진호 회장은 "300병상 중소병원이라도 지역 내 대학병원과 경쟁하기란 쉽지 않다"면서 "특히 포괄적 진료를 유지한다는 점에서는 대학병원이 유리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포괄 2차병원에 대학병원을 포함시키는 것인 적절한가에 대 한 의문이 있다"면서 "대학병원에게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더라도 입원환자 진료하면서 적당히 규모를 키우면 된다고 인정해주는 꼴"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포괄2차병원 육성방안은 자칫 지역 병원간 출혈경쟁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봤다. 포괄 2차병원 지정을 위해 규모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철준 정책부회장은 포괄2차병원 제도를 시행하면 의사 인건비도 또 한번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포괄2차병원 지정이 결국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처럼 경쟁구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김진호 회장은 기존 지역 내에서 운영을 잘 해왔던 병원도 포괄2차 병원 지정을 앞두고 선정이 되려면 일정 규모로 키우는 등의 투자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상급종병에 포함되지 못한 병원은 동네병의원과 경쟁구도에서 박리다매 경쟁을 해야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되면 의료전달체계는 엉망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철준 정책부회장은 "결국은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제도처럼 줄세우기 하는 꼴"이라며 아쉬움을 지적했다.
그는 "결국 포괄2차병원에 선정되지 못한 병원들은 소외될 수 있다"면서 "심각한 경우 경쟁구도에서 살아남지 못해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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