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 오피니언
  • 이슈칼럼

어떻게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
발행날짜: 2025-09-08 05:00:00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 황규석

전공의들이 수련 현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지난 의정 갈등은 승자 없이 끝났다. 의료계 전체가 깊은 상처를 입었고, 국민의 신뢰는 추락했다. 특히 본과 4학년과 24학번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자였다. 교수, 개원의, 전공의, 의대생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세대별·직역별 갈등이 심화했고, 그 결과 ‘존경받는 의사’의 이미지는 무너지고 '이익만 좇는 집단'이라는 오해가 남았다. 우리는 이 쓰라린 교훈 앞에서 다시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자문해야 한다.

가장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은 정책의 방향이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지역의사제 등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기간에 필수 의료 공백을 해결할 수 없는 방안이다. 지금 준비를 시작해도 공공의사가 배출되기까지 최소 15년이 걸리고, 그 시점에는 오히려 의사 과잉이 예상된다. 문제의 본질은 의사 수가 아니라 배치다. 수련 정원, 보상, 정주 여건이 함께 설계되지 않으면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저수가 구조가 근본적 원인이다. 불합리한 수가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어떤 제도도 성공할 수 없다. 정부가 수십 년간 이행하지 않은 건강보험법상 국고지원 의무만 충실히 지켜도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 문제 해결에 큰 전환점을 만들 수 있다.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강화와 같은 법적 안전망 구축도 절실하다. 의사가 환자를 위해 최선의 진료를 다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의료계 내부의 분열이다. 과거 스승과 제자, 선후배로 이어지던 끈끈한 연대가 이번 사태로 크게 흔들렸다. 정부의 압박이 강해질수록 의료계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 교수, 개원의, 전공의, 의대생 모두가 ‘동료’라는 정체성을 되찾아야 한다. 젊은 의사들과의 온라인 타운홀 미팅, 정책 결정 구조에서의 청년 쿼터 확대 등 세대 간 소통의 다리를 다시 세워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의 신뢰 회복은 무엇보다 소통에 달려 있다. 일방적 추진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대화 구조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뿐 아니라 교육부, 기재부, 국방부가 함께하는 거버넌스를 마련하고, 데이터 기반 인력 추계와 교육·수련 복원, 필수 의료 보상, 법적 안전망을 결합한 ‘패키지 접근’이 요구된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집단 행동이 아니라 왜곡된 정책과 '의사 악마화'에 맞선 정당한 저항이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과거의 갈등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수련 정상화, 필수 의료 회복, 국민 신뢰 회복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다. 환자 곁에서 땀 흘리는 의사들의 목소리가 존중될 때 비로소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과 함께하는 의료, 존경받는 의사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를 위해 앞장설 것이다.

댓글
새로고침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
더보기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