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22대 국회가 개헌과 민생 회복이라는 시대적 소명 아래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 분야에서 4선 고지에 오른 중진 의원이 국회 의장단 합류에 도전, 보건의료 정책 연속성 확보와 개혁 포부를 밝혀 이목이 쏠린다.
22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7일 국회 의료전문지 기자단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보건의료 정책과 국회 운영에 대한 비전을 전했다.
남 의원은 19대 국회부터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해 온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강남 3구 중 하나인 송파구 병 지역구에서 민주당계 최초 3선 당선이라는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그는 이번 부의장 출마가 단순한 개인의 영예를 넘어,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를 뒷받침하고 민생 입법의 속도를 높이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필공 중심 AI 대전환 추진 "1차 의료 소외 없는 AX 환경 구축"
남인순 의원은 의료 현장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한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꼽았다. 특히 올해 초 CES 2026 현장을 직접 시찰하며 느낀 글로벌 헬스케어 트렌드를 국내 정책에 접목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그는 AI 전략 핵심은 이른바 '지필공(지역·필수·공공)' 의료 체계에 AI 기술을 이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상급종합병원뿐만 아니라 공공의료기관과 1차 의료기관이 AI 기술 도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남 의원은 "현재 AI 의료 전략이 대형 병원 위주로 흐르고 있어 지역 및 필수 의료 현장과의 격차가 우려된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AI 진료 모델과 사후 모니터링 서비스가 공공의료 및 1차 의료기관에 안착할 수 있도록 데이터 표준화와 기술 지원 계획을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인 의료 정보 활용에 대해선 환자의 권리 보호를 전제로 한 법 제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법안 심사 시, 민감 정보에 대한 정보 주체의 동의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어 "정신질환 등 민감한 보건 의료 정보는 가명 처리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이런 데이터가 실손보험사 등으로 넘어가 환자를 가려 받는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발전의 선결 조건"이라고 제언했다.
바이오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정적 뒷받침도 약속했다. 식품의약안전처의 심사 인력 확충을 통해 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이를 병렬적 검토 체계로 전환해 제약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심사 인력이 300명 수준으로 확충되면 기존 420일이 소요되던 기간이 240일 수준으로 대폭 단축될 수 있다"며 "제약 바이오헬스 강국으로 나가는 데 있어 고질적 문제였던 심사 적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예산과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낙태죄 입법 공백 및 약무 정책 정비…현장 갈등 중재 주력
보건의료 현장의 해묵은 난제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우선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6년째 방치된 낙태죄 입법 공백 상태를 끝내기 위한 모자보건법 개정안 처리를 예고했다.
남 의원은 "현재 입법 공백으로 인해 여성들이 출처 불분명한 약물을 구입하는 등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식약처는 법 개정 전이라도 임신 중지 의약품의 품목 허가를 진행할 수 있다는 법률 자문을 받은 만큼, 소극 행정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약무 정책과 관련해서는 창고형·공장형 약국에 대한 합리적 규제와 성분명 처방의 단계적 도입을 주장했다. 의약품 오남용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균형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성분명 처방에 대해 남 의원은 "수급 불균형 의약품에 한해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며 "의료계의 우려를 고려해 품질이 검증된 의약품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대체 조제 활성화를 위한 연구 데이터를 축적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료기사법 개정 등 직역 간 갈등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통합돌봄'이라는 대의를 내세웠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이 집에서 재활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의료기사의 업무 범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남 의원은 "재택 의료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물리치료사나 작업치료사의 원외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며 "단독 개원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화상 통신 등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의사의 지도 권한을 보장하는 보완책을 마련한 만큼, 의료계도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 확보 강조 "정신건강 국가 책임도 강화해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보건의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국민건강보험 지불 제도 개편과 공무원 조직 문화 개선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행위별 수가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차 의료와 정신 질환 치료 등 특정 분야에서의 정액 수가제 도입 검토를 제안했다.
남 의원은 "의사들이 무한 경쟁에 내몰리지 않고 전문성을 발휘하려면 일부 행위에 대해 포괄수가제나 정액 수가 방식을 결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1차 의료 강화 특별법 등을 통해 의사들의 자존감을 지키면서 건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격무에 시달리는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언급했다. 코로나19와 의료 대란을 거치며 쌓인 피로도를 고려해 인력 확충과 업무 범위 명확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복지부 공무원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임계점에 도달해 보고서 작성 속도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적극 행정에 대한 면책권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인력 증원을 통해 공무원들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국정 과제도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남 의원은 소외된 계층에 대한 '마음 투자'를 강조했다. 심리상담사법 제정을 통해 국가 공인 자격 체계를 구축하고, 전 국민 마음 투자 사업의 대상을 대폭 확대해 보편적 복지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다.
남인순 의원은 "정신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부의장이 된다면 갈등 조정의 경험을 살려 다양한 직역과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가장 어려운 이들의 손을 잡는 민생 국회를 만드는 데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70년 국회 역사에서 여성이 의장단에 구성되는 것은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소통과 경청의 리더십으로 22대 후반기 국회를 안정감 있게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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