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복부초음파 검사 과정에서 간의 경도를 측정하는 것만으로 지방간 환자의 간암이나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뇌증 등 중증 간질환 발생 위험을 선별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별도의 간 섬유화 검사 장비 없이 기존 복부초음파에 전단파 탄성초음파(SWE)를 활용해도 진동제어 순간탄성측정법(VCTE)과 유사한 수준의 위험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재준 교수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 연구팀은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 환자 2,817명을 분석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두 병원에서 같은 날 SWE와 VCTE 검사를 모두 받은 사람을을 대상으로 했다. 총 추적관찰 기간은 6,004인년, 중앙 추적관찰 기간은 약 20개월이었다.
추적 기간 동안 간암 29건을 비롯해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뇌증 등 간기능 저하 관련 합병증 24건이 발생해 총 53건의 간질환 사건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현재 진료지침에서 활용되는 FIB-4와 간 탄성도를 결합하는 2단계 위험평가 방식에 SWE를 적용해 미국소화기학회(AGA)와 유럽간학회(EASL) 기준에 따라 환자를 저위험·중간위험·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기존 VCTE 기반 평가와 예측 성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SWE를 적용한 AGA 기준에서 중간위험군과 고위험군의 간 관련 합병증 발생 위험은 저위험군보다 각각 7.6배, 9.86배 높았다. EASL 기준에서도 위험 단계가 높아질수록 실제 간질환 발생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장기 예측 성능을 보여주는 통합 AUC를 비교해도 SWE와 VCTE 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 AGA 기준에서는 SWE 0.770, VCTE 0.775였으며, EASL 기준에서는 각각 0.804와 0.805로 나타났다. 두 검사에서 동일한 위험군으로 분류된 비율도 AGA 93.6%, EASL 95.3%에 달했다.
현재 지방간 환자의 섬유화 위험평가는 일반적으로 혈액검사를 활용한 FIB-4를 먼저 시행하고,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 FibroScan을 이용한 VCTE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VCTE는 별도의 검사 장비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SWE는 일반적인 복부초음파 장비에 탑재돼 초음파 검사 과정에서 간의 경도를 함께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SWE와 FIB-4를 결합할 경우 기존 VCTE 기반 평가와 유사한 수준으로 간암 및 간질환 합병증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재준 교수는 "지방간은 매우 흔하지만 모든 환자가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위험한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SWE를 FIB-4와 결합하면 별도의 검사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위험 환자를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순규 교수는 "이번 결과가 SWE와 VCTE의 완전한 동등성이나 상호 대체 가능성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전향적·다기관 연구를 통해 검사 기준을 정교화한다면 지방간 환자의 위험평가 접근성과 진료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간질환 분야 국제학술지인 미국간학회 공식 학술지 'Hepatology'에 온라인 선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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