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보건복지부가 한시적으로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의료기관 개원의의 타 의료기관 근무를 허용하면서 의료계 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4일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성명서를 내고,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의 개원의 겸직 허용 요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명칭이나 설립 취지만으로 이들을 지역 필수의료의 핵심 인프라로 자동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연합회 측은 안성, 양평, 화성, 산청, 원주 등을 거론하며 취약계층 대상 일차의료와 통합돌봄을 수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 지역 상당수가 응급의료 취약지면서 인구소멸위험지역에 해당하는 만큼,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의료기관의 지역 밀착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서울시의사회가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의료기관의 개원의 겸직 허용은 정책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의사회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관련 기관이 실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지, 의료취약지역에 있는지를 따져 적용 대상을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연합회는 조합의 설립 목적과 실제 활동 지역, 그동안 수행해 온 보건의료사업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맞섰다. 특히 재택의료 시범사업 초기 참여기관 28곳 가운데 10곳이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의료기관이었으며, 2025년 통합돌봄 우수사례 30선에서도 3개 사례가 선정됐다는 설명이다.
또 조합원의 1인당 연간 진료비가 40만원 절감되고 입원 경험률도 낮아졌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인하대학교 공동연구도 제시했다.
하지만 황 회장에 따르면 이들 지역 대부분은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재차 반박했다.원주나 산청처럼 대학병원 접근성이 확보된 곳을 행정구역상 농촌이라는 이유만으로 의료취약지로 포장하는 것은 실제 접근성을 외면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지난 30년간의 사업 참여 실적이나 인가, 감사 등의 행정 지표 역시 필수의료 수행의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짚었다. 이는 법인의 회계와 운영을 관리하는 제도일 뿐, 개별 의료기관의 인력 부족이나 진료 수준을 보증하는 장치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히 외부 개원의를 순번에 따라 환자에게 보내는 진료 방식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질환과 생활환경을 아는 의사에게 지속적으로 관리받는 통합돌봄의 본래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환자를 주문받고 의사를 배정하는 구조가 굳어지면,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통합돌봄의 '배달의민족'과 같은 거대 플랫폼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
이들 조합이 지역 일차의료기관을 밀어내고 의료 공룡기업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의원급 개설 기준을 악용해 산하에 치과, 한의원, 데이케어센터, 방문요양센터까지 문어발식으로 거느리는 실질적 병원급 조직에 개원의 겸직 특례까지 허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이다.
이에 황 회장은 특정 조직에 공공성이라는 간판만으로 규제 예외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개별 의료기관의 인력 규모와 운영 구조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 회장은 "지역 필수의료 인프라라고 주장하려면 야간과 휴일에 어떤 공백을 메웠고, 외부 개원의가 없으면 어떤 진료가 중단되는지부터 공개해 실제 기능으로 공공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외부 의사를 모집해 순번대로 환자에게 보내는 방식은 지속적인 환자 관리가 아닌 환자를 주문받고 의사를 배정하는 의료서비스 배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설립 형태만 보고 개원의 겸직을 허용하면 특정 조직이 외부 의사를 배정하며 활동 범위를 확대할 통로가 열린다"며 "공공성을 내세워 지역 일차의료기관 위에 군림하는 의료 공룡기업을 키워서는 안 되며, 개원의 겸직 특례를 즉각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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