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단체접종을 받기위해 줄지어 서있다.
개원가가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가협)의 단체예방접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의료계의 중지 요구에도 아랑곳 않고 서울시내 각지를 돌며 저가 단체예방접종을 강행하고 있다.
가협이 휩쓸고 지나간 아파트 단지 인근 개원가는 환자가 거의 없어 주름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31일 대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가협 서울지부는 독감백신을 다량으로 구비해 놓고 서울시내 아파트단지와 어린이집 등을 돌며 단체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1인당 9000원~1만원까지 접종료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회는 마땅한 근거가 없어 제대로 대응 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 기관 직접 방문이나 간이로 설치된 장소 등지에서 실시하는 단체접종은 권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법적인 제제장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보건소에 미신고하거나 보건소에 신고된 예방접종료보다 싼 값에 접종을 실시하는 경우 의료법 위반(환자유인행위의 금지)으로 고발하는 것이 유일한 대응 방법이다.
의료계는 이에 따라 가협이 보건소 신고액보다 싼 가격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한 정황을 포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서울시의사회 기동팀은 가협이 성북구 길음동에서 보건소에 신고된 가격(1만원) 보다 싼 9000원에 접종한 사실을 확인, 고발할 예정이다.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개원가에서 실시하는 단체예방접종은 기동팀이 저지하면 수용하는 반면 가협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아 가장 큰 골칫거리"라며 "길음동 모 아파트의 경우 기동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사실을 확인하고 사진촬영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의료계가 가협의 단체예방접종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개원가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 외에 환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예방접종은 의사의 명확한 사전 예진과 이학적 검사를 통해 접종 대상자가 접종이 가능한 상태인지를 판단한후 실시해야 하는 행위"라며 "그러나 단체예방접종의 경우 예진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따라서 의료계는 관련법을 개정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단체예방접종을 금지하는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가협 관계자는 "가협에서 운영하는 가족보건 의원 의료진들이 단체접종을 희망하는 지역 보건소의 허가를 받아 방문 접종을 실시하고 있어 법적으로 문제될 것 없다"며 "예진도 병원보다 더 철두철미하게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계가 값싼 예방접종을 원하는 주민들의 요구에는 아랑곳 않고 환자를 뺏기는데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단체 예방접종을 중단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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