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초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1300억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견했다고 폭로했을 때 일부에서는 '드디어 민주당의 불법자금이 폭로됐구나', '한나라당만 몰아세우던 정국이 뒤집혀지겠구나'하는 전망이 나오는 등 주목을 받았다.
워낙 폭로정치(?)의 대가들이 모여있는 그 당이지만, 이번 일은 확실한 물증을 잡은 것처럼 보인 것이 그 까닭이다.
그러나 하나은행이 CD가 위조라고 밝혔으며, 특검팀에서도 '고려할 만한 것이 없다'고 증거로 채택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폭로한 한나라당이 궁지에 몰렸다.
특히 홍준표 의원은 초기에는 '가짜가 아니다'라고 연거푸 주장했지만, '폭로 정국'을 조성한 데 따른 여론의 비난을 한몸에 받으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려야만 했다.
최근 의협이 야심차게 준비한 전국의사궐기대회를 두고 때아닌 논쟁이 붙었다. 그것은 자유시민연대 등이 조선일보에 낸 광고의 진위여부를 두고 논란이 벌이지면서부터이다.
특히 “0.5㎝ 대장 암환자를 진찰하고서 1㎝ 이상이어야 수술할 수 있다는 보건복지부 규정을 걱정해야 한다”는 자유시민연대의 광고는 결국 복지부와 공단 등의 강한 반발을 받으면서 오히려 고발 당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주요 언론들은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보도 하면서 의사집회 만큼이나 비중있는 기사거리가 됐다. 이에 집회에서 말하고자 한 의료계의 주장이 희석된 것은 물론이다. 이어 터진 '의협의 광고비 지원 의혹'까지
절박한 심정으로 한발한발 조심히 내딛으며 집회를 준비한 의사들의 노력은 한 단체의 어이없는 광고로 오히려 논란은 엉뚱한 곳에서 벌어졌다.
어설픈 폭로, 어설픈 주장이 결국 자신들의 발목을 잡고, 대의를 알리기는 커녕 치맛속으로 감추는 역할까지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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