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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창립 100주년에 부쳐

메디게이트뉴스
발행날짜: 2008-11-17 06:43:59
대한의사협회가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의사협회는 1908년 창립된 한국의사연구회가 모태가 됐다. 이후 1930년 조선의사협회로 이름을 바꾸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다가 1939년 일제의 강압으로 강제 해산당하는 등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과 질곡 속에서도 묵묵히 이 땅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고 의학발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 창립 100년이 되는 역사적 교차점을 맞게 된 것이다.

이제 100주년 기념행사 폐막식을 끝으로 지난 100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각종 규제와 제약에 묶어 전문가의 자율성이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있는데다, 의료수가마저 원가에 크게 미달해 폐업과 도산, 자살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의사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는 것이다. 선망과 존경의 대상이 아닌 직업으로 전락한 것이다.

그러나 이 땅의 의사들이 국민건강을 지키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무엇보다 평균수명이 크게 높아졌다. 1948년 이후 지난 60년 동안 평균수명은 32.3년이나 연장됐다. 남자는 75.1세로 세계 29위, 여자는 82.3세로 세계 16위에 올라 있을 정도다. 이뿐 아니라 모성사망비는 14명으로 35위, 1000명 당 영아사망률은 5명으로 5위를 기록했다. 의료기술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대비 80%에 도달했고 한국인이 잘 걸리는 암의 경우 치료기술이 선진국 수준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이땅의 의사들이 일궈놓은 성과들이다.

이제 한국의료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완전히 뿌리를 박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 의료수준을 높이자면 의료수가를 현실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해야 하며 의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의사를 보는 국민들의 시각 교정도 절실하다. 의사와 국민의 소통이 원활해야 한국의 보건의료제도가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의사들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환자의 편에 서서 '인술'을 펼칠 수 있도록 갈고 다듬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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