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잘나가는데 한미약품은 왜 접근법 뒤집었나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항체약물접합체(ADC)가 글로벌 항암 신약 개발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한미약품이 'Beyond ADC' 카드를 꺼내 들었다.한미약품 전경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를 비롯한 ADC 신약이 치료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한미가 주목한 것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약물 전달에 있어서 한계점이다.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미약품은 'TME activated drug-conjugate(TME-DC)' 플랫폼을 공개했다. 약 150kDa에 달하는 항체 대신 크기를 크게 줄인 새로운 타깃 바인더를 이용해 종양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TME) 내 약물 축적과 침투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이 가운데 다수 허가 신약을 통해 임상적 가능성을 입증한 반면 한미가 제시한 TME-DC는 초기 연구단계다. 다만 기존 ADC가 풀지 못한 영역을 겨냥한 새로운 항암 R&D 전략으로 읽힌다.ADC는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찾아가는 항체에 강력한 세포독성 약물(payload)을 연결한 치료제다. 항체가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을 찾아 결합한 뒤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링커(linker)가 끊어지면서 페이로드를 방출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이다.대표 성공 사례가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엔허투다. 엔허투는 HER2를 표적하는 항체에 세포독성약물을 결합, 바이스탠더 효과(bystander effect) 등을 실제 임상 현장에서 효과를 입증했다.그러나 고형암 영역에서 ADC 약물이 실제 종양 세포에 도달하는 비율은 1%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크기가 큰 ADC 항체 때문이다. 일반적인 IgG 항체는 약 150kDa에 달하는 큰 분자다.혈액을 따라 이동한 ADC가 종양에 도달해 암세포를 사멸하려면 그 사이를 들어가야 한다. 고형암에는 비정상적 혈관 등 복잡한 종양미세환경이 형성돼 있다. 암세포를 둘러싼 환경이 크기칸 큰 항체가 종양 깊숙이 침투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것이다.한미약품이 주목한 것은 이 부분이다. 생각을 뒤집었다. 지난달 28일 삼성서울병원과 에임드바이오가 개최한 ADC 콘퍼런스에서 변주연 한미약품 이사는 'Beyond ADCs: Hanmi's perspective on next-generation targeted oncology'를 주제 발표하며 새로운 TME 활성화 약물접합체 개발 전략을 처음 공개했다.이날 한미약품이 공개한 해법 중 하나는 약물을 운반하는 모달리티 자체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기존 항체 대신 크기를 크게 줄인 새로운 타깃 바인더를 이용하는 것이 핵심으로, 바로 한미가 연구 중인 TME-DC다. 항체 크기를 줄여 고형암 내부 침투와 종양미세환경 안에서 효과를 내겠다는 방법이다.한미는 우선 대장암과 췌장암 등 위장관계 암종에서 TME-DC의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췌장암은 종양 주변에 강한 섬유화 기질이 형성되는 대표적인 암종이다. TME-DC가 기존 ADC와 달리 종양 침투율을 높일 수 있다면 고형암에서 차별화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 한미가 ADC 전성시대에 생각을 바꿔 접근법을 달리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