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BOTOX)는 신경과 근육 질환 및 주름 제거 등에 사용하는 근육 수축 주사제의 상표명으로서, 보툴리눔 톡신(botulinum toxin)을 정제하여 만든다.
‘보툴리눔 톡신’이란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clostridium botulinum)’이라는 박테리아가 만든 독소를 말한다. 미국의 제약회사 엘러간(Allergan Inc.)은 이 보툴리눔 톡신이 얼굴 주름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1991년경 ‘보톡스’라는 상표로 상품화하였다.
그 후 엘러간은 미국 및 전세계 여러 나라에 상표 등록을 마치고, 제품을 판매해 오고 있다. 보톡스가 얼굴 주름 치료제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보니, 다른 제약회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치료제를 생산하고 있다.
문제는 보톡스 주사제가 주름 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다 보니, ‘보톡스’라고 하는 상품 명칭이 이제는 ‘주름 치료제’ 또는 ‘주름 제거 시술’과 같은 의미로 일반적으로 사용됨으로써, 상표로서의 식별력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인들조차도 자신의 의료기관 명칭이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 홍보자료에 ‘보톡스 클리닉’, ‘보톡스 전문’, ‘oo 보톡스’ 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 병원에서는 엘러건사의 보톡스와 다른 회사에서 제조한 유사 제품을 구별하지 않고 통칭해서 ‘보톡스’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상표법에 따르면, 처음에 유효하게 상표로 등록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후 그 상품이 너무나 유명하게 되고 상표권자가 상표관리를 허술하게 함에 따라 보통명칭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상표로서의 식별력이 사라져서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스피린’이다. 아스피린(aspirin)도 원래는 ‘아세틸살리씰산’이라는 해열 진통제를 주성분으로 하는 상품의 명칭(상표)으로 등록되었다.
그러나 워낙 유명하게 되면서 거래계에서는 ‘아스피린’이 특정 상표로서가 아니라 ‘아세틸살리씰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해열진통제를 가리키는 보통명칭으로 쓰여지고 되었고, 그에 따라 상표로서의 식별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보톡스 상표권자인 앨러간은 오래전부터 상표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도 일부 피부과 병원들이 앨러간으로부터 보톡스 명칭 사용에 주의해 달라는 내용의 통보서를 받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반 거래계에서는 보톡스라는 명칭은 특정 상표 보다는 ‘보톨리눔 톡신이 포함된 얼굴 주름 치료제’라는 보통명칭으로 사용되는 추세인 것으로 보인다. 상표도 너무 유명해지면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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