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어난 지 10일 된 예은(가명)이가 수술대 위에 올랐다.
2.7kg 밖에 안 되는 몸 안 횡격막(호흡 조절 기능을 하는 폐와 배의 경계부분)에 자리 잡은 9cm 크기의 커다란 종양은 예은이의 호흡을 방해해 인공호흡기 없이는 숨도 못 쉬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예은이는 당장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 작은 몸에 배와 가슴을 열어야 하는 대수술은 너무 위험했다.
김대연 교수
하지만 해결책은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김대연 교수팀은 직경 3mm의 작은 구멍을 내어 시행하는 흉강경을 이용해 수술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수술을 마친 아기는 정상적인 회복세를 보여 8일 후 퇴원했고, 지금은 다른 아기들처럼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아기는 많이 자랐지만 흉터는 거의 남지 않은 상태여서 부모님들의 걱정도 한결 가벼워졌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소아외과 김대연 교수팀은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아야 하는 12개월 미만의 영아들에게 최소침습수술을 시행해도 재발이 없었으며,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김대연 교수팀은 이 기간 평균 나이가 생후 1개월(최소 생후 9일부터 8개월까지)이며 평균 몸무게가 5.5kg(최소 2.7kg에서 9.4kg)인 9명의 종양이 있는 환아들에게 최소침습수술을 시행했다.
종양의 크기는 평균 4cm(최소 2.5cm에서 9cm)이었으며 수술시간은 3시간 정도였다.
종양 부위는 부신의 신경아세포종, 간아세포종 등의 악성종양과 폐분리증, 폐·횡격막 내 종양 등이다. 수술을 받은 영아들은 최소 2개월에서 5년까지 추후 경과를 관찰했다.
경과 관찰 결과, 9건 중 악성 종양이 5건이나 되는데도 수술을 받은 영아들 중 재발은 한 건도 없었으며, 상처도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가 입증된 만큼 앞으로 더 많은 환아들에게 최소침습수술법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최소침습수술이란 복강경이나 흉강경 같이 배나 가슴을 열지 않고 작은 구멍을 뚫은 뒤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넣고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하는 방법이다.
김대연 교수는 "최소침습수술은 전통적인 개복 또는 개흉 수술보다 상처 부위가 작고, 수술 후 통증도 적어 회복이 훨씬 빨라 입원기간까지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교수는 "수술 후 통증에 있어 아픈 것을 울음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아기들에게는 더 좋은 수술법이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하지만 성인과 달리 어린이에게 적용하는 최소침습수술은 무척 어려운 수술이다. 몸집이 작고 수술의 난이도도 높으며 어른에 비해 환자수가 적어 소아외과 의사들도 숙련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장벽을 뛰어넘어 김대연 교수팀은 12개월 미만의 영아 환아들에게서 최소침습수술의 훌륭한 결과를 보였다.
김대연 교수팀은 충수·담낭·비장절제술 정도만을 복강경으로 소아에게 적용하던 2000년대 초반 소아외과 분야의 다양한 수술에 복강경을 이용하고 특히 그 전에는 엄두도 못 냈던 신생아에게까지 확대시키면서 국내 복강경 수술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소아내시경복강경학회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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