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임채민 장관은 첨단의료복합단지조성사업단(단장 설정곤) 주최로 최근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 성공적 운영방안 토론회'에서 대구경북ㆍ오송첨복단지의 불명확한 운영 방안과 정체성에 대해 답답하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날 토론회는 정부가 1900억원의 예산을 반영해 내년 완공예정인 대구경북ㆍ오송첨복단지의 핵심시설 건축현황부터 장비 도입ㆍ설치, 사업 수행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사전 평가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임 장관이 이례적으로 하루 일정 모두를 토론회 참석으로만 소화했을 정도로 첨복단지의 성공적 사업 수행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임 장관은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이제는 첨복단지 사업을 뒤로 되돌리거나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반드시 성공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하는 공동의 목표만 남아 있다"며 "토론회가 당장 내일부터 첨복단지가 무슨 일을 할 것이냐를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는 회의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토론회는 대구경북ㆍ오송첨복단지 재단이 사업 진행상황과 운영 방안을 10분씩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하지만 발표가 모두 끝난 뒤 임 장관은 대구경북ㆍ오송첨복단지의 사업 계획과 운영방안에 대해 실망감과 함께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임 장관은 "오늘 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당분간 (첨복단지 관련) 서류가 올라오면 사인이나 하고 끝낼까 했는데 말씀을 들어보니까 그렇게 안 될 것 같다. 아직도 너무도 많은 생각이 흐트러져 있는 걸 느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첨복단지 완공은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는데 대구경북ㆍ오송첨복단지 재단은 내년 1월 1일에 무엇을 할 것이며, 또 첨복단지 각 센터장들도 당장 무슨 업무를 하시겠습니까?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당장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첨복단지의 불명확한 사업 방향과 차별화, 모호한 정체성을 질타하면서 "첨복단지가 정부출연연구기관과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사이에 낀 분양사무소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임 장관은 첨복단지의 차별화를 주문하면서 오송첨복단지의 장비활용 방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고가 첨단장비를 활용한 의료기기 개발ㆍ사업화 지원을 위한 사례로 '척추보형물' 제품 제작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임 장관은 "이 사업은 기술수요조사를 통해 정해진 건지, 아니면 단순히 근처에 아는 기업이 들어와서 진행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임 장관은 "첨복단지가 해야 할 기술개발의 우선순위 등과 상관없이 기업에서 오퍼를 해 주는 것 자체가 반가운 상황이 되면 굉장히 곤란해진다"며 기업들의 지원에 있어서도 방향을 잡아 기존 여타 단지들과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첨복단지의 주요 추진사업 중 하나인 신약개발 지원센터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특성화도 요구했다.
임 장관은 "범부처신약개발, 항암제약사업, 교과부 기초후보물질 개발, 지방정부 바이오관련 프로젝트 등 이미 정부 돈이 들어가는 수백 개의 과제가 진행되고 있다"며 "대구경북ㆍ오송첨복단지가 최소한 이 정도는 파악해서 (앞으로 진행될) 다음 단계에서의 연구과제가 무엇인지 분석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임채민 장관은 끝으로 "오늘 제가 느끼는 혼란함과 가슴 답답함을 토론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공유했다면 회의는 성공적이리라 생각한다"며 "내년 1월 쯤 양 재단과 함께 짚을 건 짚고 액션 중심으로 계획을 세워 열심히 마무리 해나가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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