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사의 법률적 정의에 들어있는 '의사의 지도'라는 단어를 삭제해야 하는가?
의료기사들은 목소리를 높였지만 보건복지부는 입법권이 있는 국회에서 논의할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새누리당 신경림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의료기사의 정의와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1973년 만들어져 28회에 걸쳐 개정되면서도 골격을 유지해 온 의료기사법 1조 2항이 도마위에 올랐다.
해당 조항은 의료기사를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 진료나 의화학적 검사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주제발표를 받은 서울대 김진현 교수는 해당 조항에 대해 "특정 직능단체의 아집을 그대로 보여줬다. 입법의 주체가 힘의 논리에 따라 눈치보기를 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 이태식 부회장은 "일제시대 행정이 아직까지 내려오는 것 같다. 지도부터 시작해서 의료기사라는 용어 자체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능동적,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지도라는 단어에 대한 불만은 객석에서도 쏟아졌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의 한 회원은 "지도라는 용어는 사회주의에서나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영어로 슈퍼바이저(supervisor)인데 이는 같은 직종에서나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의사는 물리치료를 2학점 배우고, 물리치료사는 100학점을 배운다. 어떻게 2학점 배운 사람이 100학점 배운 사람을 지도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이 회원은 지도라는 단어의 부당함과 함께 의료기사 직역군을 모두 분리해 단독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구보건대 임상병리학과 한 교수도 "의료기사법 1조 내용은 21세기 노예와 같은 것"이라고 비판하며 "촛불시위 같은 폭동적인 일이 일어나야지 개정될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준 과장
이에 대해 복지부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입법권은 국회에 있는 상황이라서 국회에서 논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의료법에도 지도라는 용어가 군데군데 들어가 있다. 의료기사법에만 있는 사항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의사는 "김진현 교수의 학식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의사의 의료기사 지도권이란 애시당초 의사의 이익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의료법은 무면허 진료를 방지하기 위해 의사에게 진료와 치료, 처방을 하게 하고, 의료기사를 의사의 지도권 아래 둠으로써 환자들을 무면허 진료로부터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그는 "소위 대학교수라는 분이 이러한 제도의 원래 목적을 이해하기는 커녕 무책임하게 직역간 갈등을 부추기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질타했다.
한편 이창준 과장은 이와 함께 최근 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건의료직능협의체 진행상황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했다.
이 과장은 "의료기술과 치료에 사용되는 장비,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해당 영역 이해갈등이 불거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위원 구성이 마무리돼 다음주부터 20개 주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기본원칙은 국민 건강에 효과적으로 기여해야 하고, 해당 직종이 전문직종으로 충실한 역할 해야 하며, 직역간 형평성과 균형성이 제대로 잡혀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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