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금 축소 움직임이 자칫 건보공단의 수가협상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건보공단은 지난 11일 '정부지원금 지원방안 개선'을 주제로 한 연구용역 공모하고, 수행기관 모집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건강보험 재정 흑자분에 대한 견해를 밝힌데 이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건강보험 국고지원 합리화 관련 연구를 수탁하기도 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법상 정부는 매년 전체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를 국고에서 지원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정부 부담금은 지난해 6조 3000억원에서 2018년 9조 9000억원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수가협상을 앞두고 기재부 측이 12조 8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건강보험 재정 흑자를 이유로 정부지원금을 축소하려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알려지자 의료계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보공단이 공급자 단체와의 수가협상 시 건강보험 정부지원금 축소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정부지원금 축소로 인해 향후 건강보험 재정 적자 전환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수가 인상이 어렵다는 것을 협상 카드로 제시할 수 있다는 것.
최근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도 "2014년도 건보재정 총 누적 수지는 12조 8000억원이지만 미청구 진료비를 제외하면 7조 9000억원으로 2개월 치 진료비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중기 보장성 강화계획에 따라 2018년까지 약24조원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공급자 단체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건강보험 정부 부담금 규모를 줄이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며 "누적 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지만, 건보공단 안팎의 상황이 녹록지 않아 추가재정분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수가협상 시기를 11월에서 5월로 앞당긴 이유가 매년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정부지원금을 받기 위해서인 만큼 건보공단이 직접 나서 정부지원금 축소를 저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정부가 미지급한 국고지원금이 8조 4462억원에 달했으나 정부는 이 미지급금을 아직도 내지 않고 있다.
또 다른 공급자 단체 관계자는 "현재 건보공단은 건보재정 흑자가 12조 8000억원이지만 미청구 진료비를 제외하면 7조 9000억원으로 2개월 치 진료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이면 건보공단이 직접 나서서 정부지원금 축소를 막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건보공단은 마치 정부지원금 축소를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말하고 있다"며 "수가협상을 5월로 앞당긴 이유도 매년 미지급되던 정부지원금을 법적 범위 내에서 받기 위함인데 정부지원금 축소를 수가협상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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