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가 메르스 의심 환자 경유 의료기관에 대해 휴업 조치나 의료인력에 대한 조치 여부를 제대로 통보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황이 이렇자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자발적으로 휴업을 결정하거나 재개업 여부마저도 스스로 결정하는 촌극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메르스 상담 센터를 개소하고 메르스 발생 및 경유 기관 피해의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의협이 조사한 의심환자 경유 의료기관에 대한 ▲휴업 조치 ▲접촉 의사에 대한 지침 통보 ▲의료인력에 대한 조치 여부 현황에 따르면 다수의 의료기관이 휴업조치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한채 자체적으로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됐다.
먼저 의료기관 휴업 조치 통보 방식을 살펴보면 메르스 경유 의료기관 지역의 보건소 열 곳 중 단 한 곳도 휴업할 것을 통보하지 않았다.
강서구에 위치한 황외과의원과 김정호이비인후과의원는 "지역 보건소로부터 휴업조치를 통보 받지 못해 자발적으로 휴업을 결정했다"고 보고했다.
강남구의 비에비스나무병원의 경우 역학조사관이 구두로 권고했을 뿐 정식 휴업조치 통보는 없었다. 강동구의 365열린의원과 동작구의 백신의원도 보건소의 통보 없이 자발적으로 휴진에 돌입했다.
김제시 한솔내과는 자발적으로 휴진에 돌입한 이후에야 휴진 여부를 묻는 보건소의 전화를 받았다.
평택시에 위치한 평택푸른의원과 새서울의원은 각각 보건소가 아닌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휴진 공문을 받거나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이 파견된다는 공문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시의 수지21세기의원과 순창군의 최선영내과 모두 '휴업조치 통보 없음'을 보고했다.
더 큰 문제는 의료인력에 대한 조치 여부에 대해서도 별도의 통보가 없다는 점.
강남구의 비에비스나무병원만 보건소로부터 CCTV 분석을 통한 접촉 직원 명단을 작성해 줄 것을 요청받았지만 나머지 의료기관은 별도의 통지를 받지 못했다.
황외과의원과 김정호이비인후과, 365열린의원, 한솔내과, 백신의원은 통지를 받지 못했고, 평택푸른의원과 새서울의원, 수지21세기의원, 최선영내과는 구두로 밀접 접촉자에 대한 격리조치를 구두로 전파받았다.
다만 접촉의사에 대한 지침 통보는 유선이나 구두를 통해 대체적으로 지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 관계자는 "메르스와 관련해 정확한 진료 지침이 없어 의료기관이 혼란을 겪었다"며 "더 큰 문제는 메르스 경유 의료기관마저 해당 지역 보건소들이 철저히 컨트롤하지 못했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휴업의 시기와 기간도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한 의료기관이 적지 않다"며 "이런 의료기관의 유무형의 피해 사례들을 모아 정부에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의협은 최근 복지부에 폐쇄 의료기관에 대한 구체적 지원책을 묻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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