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사협회가 '진료의뢰서 수가'와 '회송 수가' 등의 경영난 해소 방안을 공론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가운데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해당 수가의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했다.
연구소는 일본의 진료정보제공료나 미국의 질환별 진료의뢰서의 유효기간 기입 등의 사례를 통해 국내에서 활용 가능한 모델을 제시했다.
23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의료전달체계 현황 분석 및 개선방안'을 통해 국내에 적용 가능한 진료의뢰서 수가와 회송 수가에 대한 구체적 안을 공개했다.
의원과 병원급의 요양급여비용 점유율 추이를 살펴보면, 병원급은 2008년 41.6%에서 2014년 47.3%로 5.7%p 증가한 반면 의원급은 2008년 23.5%에서 2014년 20.8%로 2.7%p 줄어들었다.
의약분업 당시 의원과 병원급의 요양급여비용 점유율이 모두 32%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4년이 지난 현재 의원은 20.8%로 곤두박질을, 병원급은 47.3%로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추무진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의원과 병원, 환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주효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의료전달체계의 정상화를 위해 진료의뢰서 수가와 회송 수가의 신설이 절실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책연구소는 "환자가 동네의원에서 상급의료기관으로 의뢰돼도 원칙적으로 진료의뢰서 발급 비용이 없으므로 건강보험에 청구되지 않는다"며 "사실상 진료의뢰를 통한 의료전달체계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연구소는 "현재 진료의뢰서 서식이 단순하고 발급처마다 형식이 다양해 표준화, 실용화된 서식이 필요하다"며 "진료의뢰서의 유효 횟수와 유효기간 설정 등을 통해 무분별한 상급병원 이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환자에 대한 의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의료쇼핑을 통한 이번 메르스 사태와 같은 급속도의 확산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소 측 판단이다.
진료의뢰서 수가에 대한 구체적인 안도 공개했다.
연구소는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진료의뢰 수가의 신설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 일본의 진료정보제공료 수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은 환자를 진료의뢰 하는 경우 환자 1명당 월 1회 진료정보제공료를 산정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보험의료기관이 환자를 ▲다른 보험의료기관 ▲보험약국 ▲장애복지서비스시설 ▲개호노인보건시설 ▲치매전문보험의료기관 등에 소개하는 경우 약 2만 4700원(2500엔)을 진료정보제공료로 제공하고 있다.
진료의뢰의 유효기간과 방문 횟수 제한이 필요하다는 개선안도 제시됐다.
연구소는 "의뢰 의사의 판단에 따라 유효기간과 방문 횟수를 정해야 한다"며 "만얀 유효기간이 초과되면 의료받은 상급의료기관에서 해당 환자에 대한 외래진료의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당초 의뢰한 1차 기관에 의뢰서를 다시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일본의 경우 1회 발급에 따른 유효기간이 1달 정도이고 미국은 질환별로 의사의 판단에 따라 진료의뢰서의 유효기간과 방문 횟수를 명기한다"며 "만약 의사가 특별히 언급하지 않은 경우 6개월에 1회 방문만 허용하는 것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건당 1만원에 불과한 회송 수가의 인상 필요성도 거론됐다.
연구소는 "현재 회송 수가는 건당 1만원에 불과해 상급종병으로 회송할 동기 부여를 갖지 못하는 현실이다"며 "연간 전체 상급종병 진료환자의 1.1%, 52개 경증질환자의 0.158%만이 의료기관으로 회송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연구소는 "일본의 회송료는 약 4만 5천원 수준으로 우리나라 회송 수가의 4.5배에 달한다"며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서 회송 수가를 일 본 수준으로 인상해 활성화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연구소는 "기존 52개 경증질환자의 약제비 본인부담율 차등뿐 아니라 해당 환자가 의원급으로 가기 위해 회송 유인책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의원급 역점 질환에 대해 상급종병의 회송율을 일정 수준으로 정하거나 회송율이 높은 기관에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 연구소는 ▲상급종병의 전체 진료수입 중 외래환자 비중 상한 설정 ▲의원급 의료기관 진찰료 우대 정책 시행 ▲생활습관병 관리료 신설 ▲지역협력병원의 의뢰 및 회송에 대한 지원 ▲무분별한 병상 증가 억제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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