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위기에 봉착한 내과가 호스피탈리스트와 3년제 수련제도 개편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내년에 지금의 위기를 넘지 못하면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내과는 올해 안에 시범사업 결과를 도출해 제도화를 촉구하고 내년에는 수련제도와 프로그램을 대폭 손질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한내과학회 이수곤 이사장은 25일 "내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호스피탈리스트 도입과 수련환경 개선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과학회는 지난 8월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운영·평가 협의체를 발족하고 내과 3개병원, 외과 1개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중에 있다.
학회가 직접 예산을 들여 호스피탈리스트를 채용한 뒤 효용성과 문제점,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제도화에 불씨를 지피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내과학회는 호스피탈리스트 채용 후 환자 만족도와 의료의 질 향상 여부, 자원 사용의 효용성 등에 대한 평가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이사장은 "다음주에 우선 3개 병원 책임자들이 모여 시범사업의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라며 "11월 중에는 자료를 취합해 정부에 이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으로 사망률과 재원일수가 크게 감소하고 환자 만족도가 올라갔다는 근거 자료가 나오고 있다"며 "비록 예산 등의 문제가 있더라도 이를 상쇄할만한 충분한 상대적 이익이 있다는 것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련기간을 변경하는 중차대한 사업도 진행중이다. 단순히 호스피탈리스트만 도입해서는 내과의 위기를 넘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내과학회가 추진중인 수련제도는 3+2 수련제. 전공의 수련기간을 현행 4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인턴 1년에 전공의 4년, 펠로우 2년을 거치며 너무 많은 시간을 수련에 할애하고 있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전공의들이 많다는 점에서 일반 내과 전문의와 세부 전문의 트랙을 구분하겠다는 의지다.
이 이사장은 "수련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는 안에 대해 의학회와 논의를 끝낸 상황"이라며 "의학회에서 조만간 복지부에 이를 보고하면 개편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물론 수련기간이 줄어드는데 따른 혼란도 상당할 것"이라며 "하지만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와 맞물려 제도가 녹아든다면 투 트랙 체제의 수련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윤리 교육 또한 대폭 강화된다. 적어도 직업 윤리를 갖춘 전문의를 배출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내과학회는 이미 3년전부터 학회 수련 프로그램으로 윤리 교육을 추가해 운영중인 상황. 이를 더 확대해 정식 수련 교육 과정으로 넣겠다는 것이 내과학회의 정책 방향이다.
이수곤 이사장은 "윤리 교육을 정식 전공의 수련 교육 프로그램에 넣고 전문의 시험에 이를 반영해 평가까지 진행하는 안을 마련하고 의학회와 논의중에 있다"며 "조만간 이에 대한 안이 복지부로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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