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입원료 가산 의사 등급제에 산부인과 전문의를 제외한 보건복지부 고시가 현행 그대로 유지된다.
헌법재판소는 31일 산부인과 전문의 106명이 요양병원 입원료 가산 의사 등급제를 명시한 보건복지부 고시가 위헌이라고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고시가 위헌이라고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헌재가 이 같은 답을 내놓는 데는 약 3년이 걸렸다.
2013년 대한산부인과학회 주도로 산부인과 전문의 106명은 의사인력 확보 수준에 따른 입원료 차등제를 명시하고 있는 복지부 고시(제2009-216호)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문제 삼고 있는 복지부 고시 내용을 보면 1등급에 해당하는 요양병원을 8개 진료과목 전문의 수가 50% 이상인 경우와 50% 미만인 경우로 구분하고 전자는 입원료 소정 점수의 20% 가산, 후자는 10% 가산하고 있다.
8개 진료과목은 내과, 외과, 신경과, 정신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으로 산부인과가 빠져 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입원료 가산 기준이 되는 전문의에 산부인과가 제외돼 요양병원에 채용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거나 제한하고 있다"며 "채용되더라도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와 불리한 근무조건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헌재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고시에 대해 문제를 삼을 수 있는 관련성이 없다며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헌재는 "의사인력 확보 수준에 따라 요양병원에 입원료를 차등 지급하는 것의 직접적인 수범자는 요양병원"이라며 "산부인과 전문의는 직접적 수범자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산부인과 전문의를 채용할 것인지 여부 및 채용한 산부인과 전문의의 급여 수준이나 근무조건은 요양병원 경영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산부인과 의사들이 주장하는 불이익이 복지부 고시 조항 때문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헌재에 따르면 산부인과 의사들이 문제 삼은 복지부 고시는 요양병원 수입 감소 등의 불이익을 주는 규정이 아니라고 봤다.
헌재는 "1등급 요양병원에 지급되는 입원료 가산 비율을 달리 정하는 것에 관한 규정일 뿐"이라며 "요양병원에 채용된 산부인과 의사가 행한 전문적 의료 행위에 대한 수가가 낮아지는 등의 직업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볼 여지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인력 확보 수준에 따른 입원료 차등 고시는 산부인과 의사와 단순히 간접적, 사실적, 경제적 이해관계만 있을 뿐"이라며 "직접적이고 법적으로 관련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산부인과학회와 산부인과의사회는 "요양병원 입원환자 70%가 여성이고 상당수가 부인암, 질염, 요실금, 자궁탈출 등을 앓고 있지만 제대로 된 관리 없이 방치돼 있다"며 "산부인과 전문의를 배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부당한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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