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kg의 건강한 딸을 출산한 공 모 씨. 그는 출산 후 지금 항문 기능 장애, 변실금, 배변장애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분만 과정에서 뒤따르는 회음부 절개 및 봉합 단계에서 의료진의 과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재판장 김종원)는 최근 공 씨가 서울 A산부인과 의료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병원 측의 의료과실을 인정하며 2569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병원 측에 손해배상 책임이 70%나 있다고 봤다.
공 씨는 임신 39주 2일째 분만진통으로 A산부인과를 찾았다. 분만을 담당한 의료진은 분만 2기에 접어들자 중앙 회음절개를 실시한 후 자연 질식분만을 했다.
이후 의료진은 회음절개 부위 봉합을 위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회음부에 4도 열상 발생을 확인하고 봉합을 실시했다. 그리고 대변완화제 및 항생제를 투여한 후 소독 치료를 했다.
분만 이틀 후, 공 씨는 퇴원했고 외래로 회음부 소독 및 항생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공 씨의 상처는 낫지 않았다. 외래 치료 4일째 되던 날 의료진은 공 씨의 항문 1cm 상방에 누공을 확인하고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결정했다. 전원 당시 공 씨는 앉아있기 불편할 정도의 회음부 불편감 및 변이 새는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다.
공 씨는 대학병원에서 직장질루 일차적 봉합 및 직장 점막 피판술을 받고 퇴원했지만 항문 기능 장애 부작용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공 씨는 "A산부인과 의료진이 중앙 회음절개술을 시행하면서 회음부를 직장과 괄약근까지 과도하게 절개해 4도 열상을 발생시켰고, 봉합술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다"며 의료사고를 주장했다.
법원은 중앙대병원의 신체 감정촉탁 결과, 강동경희대병원과 대한의사협회의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 등 공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출산 과정에서 공 씨가 과도하게 힘주기를 지속했다는 등의 기록도 없고 급속 분만이 진행된 사정도 없다"며 "회음부 열상은 의료진이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회음절개를 실시하는 등 의학적 인자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회음부 봉합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 확인할 기록은 없지만 일차 단순 봉합을 시행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대신 회음절개술을 하면 전체 분만 중 5% 정도에서 3, 4도 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A산부인과 측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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