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벡을 보유한 백혈병 치료제 명가 노바티스가 'CAR-T' 면역항암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최근 노바티스가 CAR-T 세포 기술을 접목한 면역항암제로, 개발 막바지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해당 옵션은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시장에서 대안으로 꼽히며, 학계 주목을 받고 있다.
노바티스가 준비 중인 'CTL019' 면역치료제의 성과는 3~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진행 중인 미국혈액학회(ASH)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다기관 임상 중간분석 결과에 따르면, 공격적인 진행을 보이는 혈액암 환자 가운데 CTL019로 치료받은 이들의 82%에서 관해 효과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연구에 등록된 환자 대부분은 급성 백혈병이 재발하거나, 기존 치료에 불응한 이들이었다는 것.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환자 50명 중 41명이 치료 후 3개월째 질병무진행 생존을 나타냈다.
노바티스는 "연구 결과 CTL019에 반응한 60%의 환자에선 6개월 후까지 재발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완전관해는 '불완전한 혈구수 회복을 포함'한 것으로 정의됐다.
학회에서 빗장을 푼 CTL019는, 오는 2017년 상반기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승인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사이토카인 방출증후군 걸림돌? "CRS로 사망 사건 없다"
CTL019의 초기 임상 결과는 이미 2014년 10월 국제 학술지인 NEJM에 공개되며 눈길을 끌었다. 해당 백혈병 환자의 90% 수준에서 암을 사라지게 만들었다는 데이터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30명 중 27명에서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보고였다. 해당 데이터는 그해 연말에 개최된 미국혈액학회에서 발표됐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CAR-T 치료제에서 야기되는 부작용이었다. 심각한 사이토카인 방출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이하 CRS)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데, 이로인해 라이벌 약물인 주노 테라퓨틱스(Juno Therapeutics)의 'JCAR015'는 지난 주 임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티스는 "CTL019의 이번 임상에선, 참여한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CRS를 경험했다"면서 "이외에도 15%의 환자에선 섬망 등의 중증 신경학적 부작용이 관찰됐지만, 이러한 부작용은 충분히 치료할 수 있으며 문제로 야기된 CRS로 사망한 환자는 없었다"고 못박았다.
주연구자인 미국 필라델피아아이들병원 Stephan Grupp 박사(항암면역프로그램 총책임자)는 "등록된 백혈병 환자 가운데서도 불응성 및 재발, 기존 항암치료에 일시적으로 반응한 경우 사이엔 치료 결과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게 흥미로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약물 독성에는 일부 차이가 있는데, 질병부담이 높은 불응성 환자에서는 관해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해당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CAR-T 대세? 면역 T세포와 항체 융합 기술 관건
CAR-T 면역치료가 급성백혈병의 대안으로 언급되는 이유는 뭘까.
해당 옵션은 암환자의 T세포를 추출한 뒤 항체의 바이러스 벡터를 활용해 암세포에 특이적인 키메릭 수용체(CAR)를 발현시키고, 이를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기술이다.
특정 암세포 표면의 항원을 인식하는 항체를 융합해, 체내 정상세포의 피해는 최소화하면서도 암세포를 보다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에 '급성골수세포백혈병 치료제 개발 동향'을 기고한 서울의대 병리학교실 정경천 교수는 "부작용이 적으면서 효과적인 선택적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인 가운데, 다양한 급성골수성백혈병 신약 중 CAR-T 세포와 새로운 ADC(항체-약물 접합체) 개발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한편, 다양한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짠 로슈 역시 CAR-T 기술을 접목한 면역항암제 경쟁에 뛰어들었다.
로슈는 진행성 비호지킨림프종 환자를 타깃으로, 자사가 보유한 항PD-L1 계열 면역관문억제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에 카이트파마가 개발 중인 CAR-T 치료제 'KTE-C19'를 병용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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