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
“시술 100례 달성에 큰 의미가 있겠는가. 중요한 건 시술 컬리티와 환자 치료결과다.”
지난 8일 오후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TAVI) 100번째 시술을 마친 직후 수술실에서 만난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이사장이자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의 소감은 담담했다.
새로운 의료기술과 시술법을 도입한 병원들은 100례 달성 등 시술건수를 놓고 숫자 싸움과 속도 경쟁에 혈안이 돼있기 마련.
하지만 김 교수는 외형적인 시술건수를 따지기보다는 어떤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술이 이뤄지고 그 치료결과가 어떠한지를 판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상태에 따른 최적의 인공판막을 선택해 TAVI를 시행하는 의료진들의 시술 컬리티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TAVI는 심장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 대동맥판막이 제대로 열리거나 닫히지 않는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허벅지 동맥으로 도관을 넣어 심장에 인공심장판막을 삽입하는 시술법.
국내에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고령자이거나 허파 심장 뇌 콩팥 기능이 떨어져 수술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주로 시행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흉수술보다 사망률 및 뇌졸중 발생률이 낮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생체재질의 카테터 재삽입 및 위치 재조정이 가능한 인공판막시스템까지 개발되면서 점차 광범위한 치료옵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효수 교수는 “TAVI는 환자의 수술부담이 적고 시술시간 역시 30분에서 1시간 정도로 짧으며 빠른 회복도 가능하다”고 장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TAVI가 개흉수술과 비교해 사망률과 중증뇌졸중 발생률이 절반가량 낮다는 추적관찰 연구결과가 발표됐다”며 “고위험군 뿐만 아니라 위험도가 낮은 환자들의 TAVI 치료결과를 증명하는 대규모 무작위 배정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특히 TAVI 치료결과가 환자 상태에 따른 최적의 인공판막을 선택해 시술할 수 있는 의료진의 시술 경험과 테크닉에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TAVI 인공판막은 풍선확장형·자가팽창형 등 총 3가지 제품.
시술의사는 통상 1·2·3세대 인공판막으로 분류되는 이들 제품들 중 각 환자들의 골반동맥 및 혈관의 사이즈·위치·상태, 판막 주위 칼슘 여부, 시술 위험도, 응급상황 등 여러 조건을 따져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최적의 제품을 선택해 시술한다.
그는 “국내에서는 세 가지 모델의 인공판막을 사용하고 있다”며 “TAVI는 고난위도 시술이기 때문에 일정 증례 이상 경험이 쌓이기 전에는 외국 전문가인 프록터(Proctor)가 참여해 함께 시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정 증례 이상 시술 경험을 쌓으면 제조사에서 프록터 없이 시술을 할 수 있도록 인정을 해주는데 국내의 경우 서울대병원만이 유일하게 3종류의 인공판막 시술 모두를 프록터 없이 시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환자 상태에 따른 최적의 인공판막을 선택해 TAVI를 시행해야 최상의 치료결과를 낼 수 있다”며 “풍선확장형이건 자가팽창형이건 제한 없이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동맥판막치환술이 가능한 오퍼레이션 팀의 컬리티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가 서울대병원이 시술건수가 아닌 TAVI 노하우와 시술 수준에서 경쟁병원보다 한발 앞서있다고 자신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효수 교수는 “과거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은 수술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들에게 제한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개흉수술과 비교해 사망률과 중증뇌졸중 발생률이 절반가량에 불과하고 수술부담과 합병증 발생 가능성 또한 낮은 많은 장점들이 부각돼 환자 삶의 질 측면에서 고위험군 뿐 아니라 중간위험도 이하 환자들까지 TAVI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범위한 환자들에게 TAVI 시술이 이뤄지려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결과를 구현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시술의사는 각 환자 상태에 따라 최적의 치료결과를 낼 수 있는 인공판막을 선택하고 안전하게 시술할 수 테크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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