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대의원총회를 앞두고 사상 최악의 노사 갈등으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특히 10여차례 협상 테이블에 앉은 끝에 내놓은 협상안이 부결되며 결국 쟁의 행위가 불가피해진데다 갈등이 점점 감정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봉합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 노동조합은 7일 임시총회를 열고 노사가 협의한 임금협상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제적 인원 57명 중 27명만이 찬성하고 29명이 반대하면서 결국 협상안은 부결됐다. 사실상 마지막 단계에서 또 다시 엎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의협 노조의 위원장과 집행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했으며 노조는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해 다시 한번 사측과 협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의협 노사는 1여년에 걸쳐 10여차례 협상을 거듭한 끝에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하는 조건으로 2016년 3%, 2017년 3.3%의 임금 인상과 미지급된 연월차 수당을 50% 현금 지급하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사측이 제시한 2년간 임금 5% 인상안에 현금 1억원 보상금 지급안과 노조가 제시한 임금 7.5% 인상안을 상호 조정한 최종적인 협상안이었다.
하지만 노조원들이 결국 이러한 합의안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최종적으로 협상을 거부하면서 의협 노사는 또 다시 평행선을 걷게 됐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의협 집행부와 노조는 모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는 점이다. 각자의 입장에서 결렬에 유감을 표시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는 것.
의협 A노조원은 "그나마 파국으로 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 벼랑 끝에 서는 심정으로 끝까지 양보했는데 이를 더 조정하려는 시도에 참담했다"며 "배수진을 치고 내놓은 협상안까지 흥정을 시도한다면 어떻게 협상이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직원들 허리띠를 졸라매서 흑자를 내놓고 회장이 이를 엄청난 업적인양 홍보하는 모습에 분통이 터진다"며 "직원들 월급 봉투와 퇴직금에 손대서 흑자를 낸다면 악덕 기업주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집행부의 입장은 이와 완전히 상반된다. 이미 직원 보수체계가 호봉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임금 인상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
충분히 임금 인상의 효과를 보고 있으면서도 노조가 무리한 요구로 협상을 어렵게 끌고 가고 있다는 의견이다.
김록권 의협 사측 대표는 "이미 호봉제로 직원 대부분이 임금 협상 없이도 2.2%의 임금 인상 효과를 보고 있다"며 "여기에 퇴직금 누진제로 파생되는 이익을 계산하면 협상 없이도 4% 이상의 임금 인상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여기에 주말 회의나 행사가 많은 협회의 특성상 불가피하게 대체 휴가가 과도하게 발생하고 있고 이에 대한 보상금도 점점 늘고 있다"며 "직원들이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몸담고 있는 일터인 의협의 장기 발전에 관심을 모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사가 양보없이 끝없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코앞으로 다가온 대의원총회와 회관 이전 문제에도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의협 전 임원은 "수십년만에 회관 이전 문제가 있는데다 협회의 가장 큰 행사인 대의원총회와 학술대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고 본다"며 "이 또한 집행부의 리더십에 대한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하루 빨리 봉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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