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 이른바 수가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일자리 창출'이 새로운 수가인상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수가 인상이 곧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새로운 수가인상 논리, 이른바 프레임을 쓰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7일 대한약사회를 끝으로 1차 유형별 수가협상을 마무리 했다.
1차 수가협상에서 공급자단체들이 공통적으로 꺼낸 수가협상 키워드는 새 정부에서 강력하게 정책의지를 보이고 있는 '일자리 창출'이다.
수가 인상이 곧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직원의 급여인상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인 것이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는 상견례 자리에서부터 계속 수가인상 논리로 일자리 창출 논리를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의협 추무진 회장은 별도 기자회견을 개최하면서 "최근 최저임금 상승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새 정부에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병․의원 모두 재정비용 상승의 원인이 될 것이고 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수가협상"이라고 일자리 창출론을 펼쳤다.
또한 1차 수가협상이 끝난 후 의협 임익강 보험이사 역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곳은 보건의료기관"이라며 "수가인상이 마치 의사들의 월급으로 이어진다는 의견들이 많은데, 이보다 수가인상은 의원 매출과 그에 따른 의료보조인력 급여에 큰 영향을 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대로 병원을 대표하는 대한병원협회는 '일자리 창출' 논리를 의협과 반대로 활용하고 있다.
즉 의협은 수가인상이 곧 새정부 일자리 창출 정책 보조를 맞추는 동시에 근무인력의 급여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논리인 반면, 병협은 그동안의 정부 정책 수행에 따른 인력 증원의 보상 논리인 것이다.
병협 박용주 수가협상단장(상근부회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의 감염대책 강화 등으로 병원 시설 투자와 의무화 된 규정들이 많아졌다. 동시에 병원에 비용 부담과 신규인력에 대한 증원도 상당했다"고 인력 증원에 따른 보상 차원의 수가인상을 요구했다.
30만 명 넘어선 요양기관 근무인력
그렇다면 현재 의료기관의 근무인력 현황은 어떠할까.
최근 발표된 2015년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해를 거듭할수록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인력은 늘어났으며 2015년에는 총 32만 931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의료기관에 30만 861명(91.36%), 약국에 2만 8454명(8.64%)이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요양기관 근무 인력 수는 종합병원 7만 483명(21.40%), 병원 6만 5775명(19.97%), 상급종합병원 6만 2138명(18.87%) 순으로 조사됐다.
2008년 이래 근무인력의 연평균 증가율은 병원(7.80%), 상급종합병원(5.89%), 종합병원(4.98%) 순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의 근무인력 증가가 두드러졌다.
즉 그동안의 의료기관 인력 현황을 살펴봤을 땐 병원급 의료기관의 일자리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같은 '일자리 창출' 프레임이지만 병협은 그동안 늘어난 인력 채용에 따른 보상논리로, 의협은 고용인력 근무환경 개선 및 임금상승 논리를 수가 협상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서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 정책을 강조함에 따라 대부분의 공급자 단체들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수가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다만, 이러한 일자리 창출 혹은 보상 요구가 수가인상으로 이어진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수가인상을 요구하기 위해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자료부터 제시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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