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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결혼식 축의금 누구 것? 증여세 내야하나

조인정
발행날짜: 2018-03-22 12:00:57

연세교토 세무회계 조인정 세무사

#. 홍길동(가명) 원장은 5년전 결혼식을 하면서 축의금으로 2억원 정도를 받았다. 고위 공직자인 아버지의 지인이 많이 참석한 탓이었다. 결혼식에 든 비용은 부모님이 전액 부담했으며 축의금은 홍길동 원장이 전액 갖기로 했다. 홍 원장은 축의금으로 약 7억원의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라서 15억원에 매도했다.

홍 원장은 아파트를 판 돈과 의원을 운영하면서 번 돈으로 서울 잠실에 20억원의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세무서에서 자금 출처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받던중 세무서에서 결혼 축의금 2억원은 증여에 해당하는 돈이라고 하면서 증여세를 내야 한다고 한다.
부모님에게 직접 받은 돈도 아니고 결혼식을 축하하러 온 하객한테 받은 돈인데 증여세를 내라고 하니 홍길동 원장은 억울하다.

하객들이 내 돈은 결혼 당사자의 돈일까? 아님 혼주인 부모님의 돈일까?

정관계 인사의 자제 결혼식에서 거둬들이는 축의금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이 돈은 결혼 당사자의 돈일까 혼주인 부모의 돈일까에 대해 납세자와 국세청 사이에 다툼의 여지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혼축의금에 대한 국세청의 해석은 다음과 같다.

"자녀가 결혼하는 경우 하객이 내는 축의금은 혼주인 부모의 결혼비용 부담을 줄여주고자 십시일반으로 내는 우리나라의 오래된 풍습이다. 축의금은 원칙적으로 혼주인 부모에 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결혼한 자녀 당사자의 하객으로 참석해 자녀에게 직접 전달하거나 자녀를 위해 내는 축의금은 자녀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부모에게 귀속되는 축의금은 자녀의 자금출처로 인정될 수 없고, 자녀에게 귀속되는 축의금에 한해서 자녀의 자금출처로 인정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면4팀01642, 2005.9.12., 재삼 46014-1057, 1998.6.12., 심사증여 98-40, 1998.3.13.).

법원 판례도 있다.

결혼 축의금이란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미풍양속으로 확립되어 온 사회적 관행이다. 혼사가 있을 때 일시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혼주인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밀어주려는 목적에서 대부분 그들과 친분 관계에 있는 하객이 성의의 표시로 조건 없이 무상으로 건네는 금품을 가리킨다. 그 중 신랑, 신부인 결혼 당사자와의 친분 관계에 기초해 결혼 당사자에게 직접 건네진 것이라고 볼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액 혼주인 부모에게 귀속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혼축의금 내역에 나타난 교부의 주체, 취지 및 금액 등을 종합해서 보면 결혼축의금은 하객이 원고의 아버지를 보고 교부한 금원으로서 혼주 중 아버지에게 전액 귀속됐다고 봄이 상당하다.

상기 케이스를 보면 국세청은 결혼 축의금은 부모인 혼주의 돈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하객이 대부분 혼주의 지인인 경우가 많고 혼주한테 잘 보이려고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결혼 당사자의 지인이거나 결혼 당사자한테 잘 보이기 위해 내는 축의금은 결혼 당사자의 돈이지만 혼주의 지인이거나 혼주한테 잘 보이려고 온 하객의 돈은 혼주의 돈이므로 이 돈이 결혼 당사자한테 흘러 들어갔다면 증여로 본다는 게 국세청의 입장이다.

따라서 거액의 축의금을 받아 그 자금을 발판으로 부동산을 구입했다면 향후 자금출처 조사에서 증여세가 추징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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