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24시간 일제휴진이라는 '집단행동'에 대한 의지를 밝혔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여론을 형성하지는 못한 모양새다.
의료계 일각에선 자칫 의협만의 메아리에 그치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제1차 24시간 전국동시 일제휴진'을 전제로 그 시점을 생각 중이라는 글을 올렸다. 집단행동은 기정사실이고 적절한 시기는 향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전국의사총궐기대회 직전에 실시한 확대연석회의에서 전국의사총파업의 전권을 위임받았던 것에 대한 후속 대책인 셈이다.
최대집 회장의 돌발적인 집단행동 계획 공개에 개원의 단체는 물론 병원계도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3일 메디칼타임즈가 확인한 의료계 단체 임원들은 모두 이번 '집단행동'에 대해 사전에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이어 집단행동이 무게감을 갖추려면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대한병원협회 유인상 총무위원장은 "상급종합병원의 참여는 물론이고 개원의들도 총파업 참여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안다"면서 "당장 환자 급감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는데 무턱대고 집단휴진을 내세워서는 이끌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대규모 집단행동을 하려면 큰 아젠다를 갖고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밀어부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수천개의 화살로 일제히 공격에 나서도 될까말까인데 산발적인 폭탄 투하로는 여론을 이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병원계의 참여를 이끌려면 의사 형사처벌 이슈 등 병협 차원에서도 참여할 만한 아젠다를 제시해야한다"면서 "명확한 아젠다와 명분이 없는 집단행동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한개원의협의회와도 이번 단체행동에 대해 사전에 협의한 바 없기는 마찬가지다.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최근 추나요법 등 의료계가 한방에 밀리는 등 여러 의료현안에서 의협이 패싱하는 등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낼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일방적인 통보는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집단행동에 대한 실행방안 즉 현실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집행부가 혼자 선언하고 다른 직역 단체가 모르면 동력을 가질 수 있겠느냐"면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사전에 협의를 한 이후에 발표한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
집단행동에서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도 24시간 일제휴진은 금시초문.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의협의 단체행동을 지지하고 지원할 생각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련을 받는 입장에서 각 수련병원장이 승인하지 않으면 어려움이 있다"면서 "병원장은 집단행동에 문제를 삼지않고, 전공의 대신 환자를 케어할 의료인력이 있어야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어 "집단행동은 힘을 모으는 것과 함께 정부에 무엇을 어떻게 요구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면서 "대체 인력 등 당장 눈앞에 환자를 두고 휴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집단행동에 대한 계획을 먼저 발표한 것은 업무추진 속도를 내기 위한 최대집 회장의 방식"이라며 "일단 발표한 이후에 시기나 구체적인 계획은 민주적인 방식으로 연석회의를 통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정부가 추나요법 등 의료현안에서 의사협회의 의견을 묵살하고 있어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집단행동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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