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사법입원제 법 개정과 정신질환의 사회적 편견 해소가 최선의 방안입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권준수 이사장(서울대병원 교수)은 메디칼타임즈와 만나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의 사망 사건 재발방지 대책 관련 소신을 이 같이 밝혔다.
권준수 이사장은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 근본적 해법은 사법입원제다. 국회와 복지부는 사법입원제를 사법기관 권한으로 인식해 잘못 이해하고 있다. 전문가의 소견을 참고해 사법체계에서 정신질환 환자의 입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많은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일반화된 제도"라면서 "학회는 몇 년 전 법무부와 사법입원제 관련 용역연구를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권 이사장은 "정신질환 국민적 편견과 인식 전환을 위한 대국민 홍보도 병행해야 한다. 복지부 중심으로 중앙부처를 아우르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권준수 이사장을 비롯해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원장과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현안보고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대형병원 외래 진료사담 중 정신질환자에 의해 발생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반영한 듯 의료현장 최일선에 있는 권준수 이사장과 신호철 원장에게 질의를 집중했다.
권준수 이사장은 "정신의학과 의사들은 이번 사건으로 무기력감에 빠졌다. 현재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정신응급의료와 재활 시스템 구축 등 법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호철 원장은 "의료기관 보안경비 관련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병원 폭력 사태 90% 이상이 정신과 뿐 아니라 일반 환자와 보호자에서 발생한다. 의사와 간호사부터 청소 아주머니까지 직급을 막론하고 폭력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신 원장은 "보안요원은 말릴 수도 없어 얻어맞거나 제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폭력과 폭언 불안감으로 그만두는 보안요인과 간호사가 많다"면서 "의사가 안전해야 환자도 안전하다"며 국회와 복지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임세원 교수의 의사상자인 추천을,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임세원 교수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 소위원회 구성을 건의했다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은 "지난 5년간 복지부 연구용역 사업 5000억원 중 의료인 안전대책 관련 연구는 1건도 없었다"며 안일한 의료정책을 꼬집었다.
유사한 질의가 이어지는 중 여당 맹성규 의원(인천 남동구갑)의 대안은 눈에 띄었다.
맹 의원은 "원격진료 앱을 통한 정신질환자와 의사가 편안하게 진료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질의했으며, 박능후 장관은 "실용적 방안이다. 원격진료 앱 이용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의료계에서 제기하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문제점 중 하나인 정신질환 환자 진료상담 실효성을 여당 의원도 장관도 간과한 셈이다.
권준수 이사장은 "모든 질환이 조기발견과 조기치료 등 예방으로 가고 있다. 호주의 정신과 모델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지역사회 백화점과 운동시설 내 정신 관련 진료상담 시스템을 마련했다. 사회적 낙인 해소는 더불어 살아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박능후 장관은 "의료현장의 폭행 실태를 몰랐다. 지난해 응급실만 파악했다.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을 계기로 깊이 있게 조사하겠다. 진료과별, 환자별 특성과 원인 등을 입체적으로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명수 위원장은 "종합적이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달라. 어떻게 추진할지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시간을 오래 끌면 안 된다"면서 "의료현장을 직시해 비상벨과 후문 설치 등 즉각적 조치부터 중장기 대책을 서면으로 제출해 달라"며 복지부의 실효성 있는 조속한 정책을 주문했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는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사건의 해법은 의료현장에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했다는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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