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환자의 효과적인 관리방안으로 의료기관간 상호공조가 필요하다는데 의료계가 공감했다.
하지만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 처방 확대와 관련해, 1차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학회 인증의 제도의 세부적인 방법론을 놓고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8일 대한부정맥학회와 대한임상순환기학회는 서울스퀘어에서 심방세동 환자의 의료기관간 협력 향상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항응고제 투약의 협력 개선방안을 발표한 대한부정맥학회 정보영 학술이사(신촌세브란스병원)는 "심방세동은 진단 초기인 첫 1년 이내에 사망 및 뇌졸중 등 위험이 매우 높다"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이나 허혈성 뇌졸중, 주요 출혈, 심근경색 등 다양한 위험인자를 적극 고려해서 유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차, 3차 의료기관간 연계 활성화 방안으로 양 학회의 심전도 항응고요법 공동 교육을 확대하고 인증의제도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전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고령화로 인한 심방세동 환자가 더욱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환자 조기에 발견 전략의 일환으로 심전도검사 확대 필요성도 강조되는 상황.
때문에 작년 11월 대한부정맥학회가 발표한 비판막성 심방세동환자의 진료 가이드라인도 심방세동 환자의 급격한 증가세와 NOAC 처방 등 의료환경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 교수는 "부정맥 중 특히 심방세동은 가장 흔하고 고령화로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한 질환"으로 "발병 빈도가 2004년에 0.51%에서 2013년에는 1.4%로 3배 정도 증가했고 2060년에는 전 인구의 5.8%가 심방세동으로 고통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내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요법 사용률은 25% 정도로 낮게 나타나는 것이다.
기존 와파린에 비해 처방 관리의 편의성이 높은 NOAC 제제가 심방세동 치료 전략이 주류로 자리잡았지만, 개원가의 환자 관리 역할을 두고는 여전히 고민이 나오는 이유다.
정 교수는 "NOAC은 약이 안전하고 약값이 싸기 때문에 1차로 넘어가도 비용효과적이라는 자료가 나온다"며 "3차 의료기관이 심방세동을 진단하고 항응고요법의 용량 등을 결정하면 1차 의료기관이 항응고요법의 유지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단과 첫 약물 투여 시 고려해야 하는 내용 등을 개원가에서 모두 챙기기 어렵다"며 "이후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와 마찬가지로 1년에 한번씩 3차 의료기관을 찾는 방식을 유럽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정맥학회 측은 2∼3시간 정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1차 의료기관에 NOAC 사용 인증으로 3차 의료기관이 전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또 65세 이상 국가검진에 심전도검사를 포함하기 어렵다면 75세 이상이라도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반면 개원가 측은 방법론을 두고 일부 이견을 보였다.
김한수 임상순환기학회 회장(21세기내과)은 "심방세동을 진단하고 초기 약물결정을 3차 의료기관에서 해야 되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며 "심전도검사와 NOAC 사용을 위한 차드바스크(CHAD2D S2 VASc) 스코어, 꼭 필요한 체크업에 대해 개원가를 트레이닝하는 것이 비용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출혈성 뇌졸중 보다는 허혈성 뇌졸중이 증가고 있다. 이는 아직 NOAC·항혈전제 등을 충분히 사용하지 있지 않다는 의미"라며 "3차 의료기관으로 한정하면 치료 목표에 도달하기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한경일 임상순환기학회 정책부회장(서울내과)은 "인증 보다는 교육이 중요하다. NOAC 사용에 자신이 없다면 상급 의료기관으로 전원하면 된다"며 "하나 하나 인증한다면 결국 규제가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 자리에서는 심방세동 환자에 의료기관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데는 추가적인 논의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오용석 대한부정맥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은 "심방세동 환자를 뇌졸중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려면 1차 의료기관과 협력해야 하는 큰 과제"라며 "서로 탄탄한 협력 구조를 만들어 여러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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