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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공급자→환자 중심 패러다임 전환 선결과제는?

황병우
발행날짜: 2019-06-14 12:49:32

다보험제도, 회송시스템 변경 등 전문가별 방법론 제각각
공급자, 소비자 중심 패러다임 전환 한쪽 노력으론 불가능

정부와 공급자 중심으로 돌아갔던 의료체계에서 이젠 '소비자'를 중심으로 바라봐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전문가별로 '소비자 중심 의료체계' 변화를 바라보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각자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14일 한국보건행정학회 전기학술대회에선 소비자중심 의료체계변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같은 내용은 14일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한국보건행정학회 주최로 열린 '2019 한국보건행정학회 전기 학술대회'에서 나왔다.

먼저 이날 '소비자 중심으로의 의료체계변화'를 주제로 발표한 서울대병원 권용진 공공의료사업단장은 의료이용에 있어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자기책임성을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권 단장은 "기술변화가 소비변화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고 의료소비자 권력도 기술변화와 함께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며 "미래의료체계 구축의 핵심전략은 정부주도에서 국민 참여로,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 등으로 바뀌는 것이 오히려 지금보다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권 단장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문제중심으로 본다면 소비자 중심으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과 시스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권 단장이 제시한 구체적 전략은 ▲의약품‧비급여 선택권 강화 ▲의료인별 관리체계로 전환 ▲의뢰 회송 규제강화 ▲일차의료 경쟁력 강화 ▲원스톱 다공급자 네트워크 등이다.

권 단장은 "동일성분, 동일 효능 의약품에 대한 가격 선택권과 비급여 등급 구분을 통한 시행여부 선택권에 강화가 필요하다"며 "의료인 관련 정보제공의 강화로 의료기관보다 의료인 선택을 유도하는 관리체계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권 단장은 "환자가 중증과 경증을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증환자만 상급종병으로 가라고 하는 것은 개념이 이상하다"며 "상급종병에서 중증과 경증을 가려서 경증인 사람은 다시 밑으로 보내는 프레임도 고민해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런 프레임을 적용하기 위해선 일차의료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고 일차의료기관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정부차원의 조직이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권 단장의 의견이다.

"정부 소비자 대변 오히려 소비자 무시"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과 신의철 교수는 현재 소비자중심 의료체계의 점수를 40점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의료체계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서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신 교수는 소비자중심 의료체계 점수를 40점으로 평가한 이유는 단일 보험자로 인한 선택권 제한과 의료서비스 가격에 대한 선택권이 제한되기 때문.

신 교수는 "이전에는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불균형으로 정부가 대리인으로 나서 수용했지만 최근 소비자의 수준을 보면 상황이 그렇지 않다"며 "단순히 소비자 중심이라고 한정짓는 것은 오히려 소비자 무시이고 소비자 선택에 대해서 운영적 측면에서만 논의하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패러다임 전환과정에서 선택권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제도적 접근법으로 보험체계에서 제도 확립이나 다보험제도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공급자 단체, "소비자 중심 공감…단, 수가 동반 고민 필요"

한편, 이날 공급자단체는 소비자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고 바뀌어야한다는 것에서는 공감했다.

하지만 현재 의료체계에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는 함께 노력해야만 패러다임 전환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병원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는 "기존에 공급자가 진료량을 늘리고 의료비 지출 증가를 만들었다고 말하는 것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며 "생존을 위한 진료량 증가도 있지만 소비자 또한 단순히 약을 받고 끝나던 시절에서 더 좋은 검사 등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문화도 바꾸기 위해선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서 보험이사는 "이런 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행위량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야하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1차, 2차, 3차 모두 똑같은 수가체계로는 안 된다"며 "종별가산이 있긴 하지만 각 의료기관에 맞는 수가체계의 변화가 있어야하고 이를 통해 패러다임 전환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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