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의대 이은정 교수팀, 조기 콜리스틴 요법 근거 제시 평균 사망률 55%까지 감소 "국가적 공동연구 시작해야"
치사율이 60%에 이르는 치명적 감염 질환으로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카바페넴 다제내성균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의 근거가 제시됐다.
지금까지 임상 효과가 불확실해 처방을 꺼렸던 콜리스틴을 조기에 정맥 주사하는 것만으로 사망률을 최대 7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내 연구진이 내놓은 것이다.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이은정 교수팀은 카바페넴 다제내성균(Carbapenem-resistant Acinetobacter baumannii, CRAB) 치료 전략에 대한 무작위 임상시험을 시행하고 14일 대학의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ine science에 그 결과를 게재했다(doi.org/10.3346/jkms.2019.34.e265).
연구진은 CRAB 감염에 대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조기에 콜리스틴을 투여하는 방안을 설계하고 303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CRAB에 대한 치료 전략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대응법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새롭게 승인된 다네내성 그람음성균 치료제들도 CRAB에는 효과가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뚜렷한 치료제도 없던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항생제 중에 가장 강력한 효과를 보이는 콜리스틴이 그나마 1차 치료제로 쓰이고 있지만 이 또한 임상적 효과에 대해 정립된 연구가 없어 논란이 일어왔다.
이러한 가운데 이 교수팀이 조기 콜리스틴 요법이 사망률을 크게 낮춘다는 의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실제로 CRAB에 감염된 303명을 28일간 분석한 결과 주요 사망원인은 McCabe 범주에 포함되는 경우로 위험비가 3.2배를 기록했다.
가장 치명적인 경우는 SOFA 점수가 8 이상인 상황으로 위험비가 무려 5.2배에 달했다. 또한 혈압 상승제를 투여받은 경우도 위험비가 3.2배로 높아졌고 급성 신손상이 있는 경우도 2.4배나 됐다.
하지만 조기에 콜리스틴을 투여할 경우 사망 위험이 55%나 낮아졌다. 조기 콜리스틴 요법이 독립적 인자로서 사망률을 낮춘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또한 성향점수매칭 분석에서도 조기 콜리스틴 요법을 시행할 경우 사망 위험이 69%나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통계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특히 14일 사망률과 관련한 예후 인자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조기 콜리스틴 요법은 사망 위험을 68%까지 낮추는 결과를 내면서 완전하게 유리한 인자라는 것을 증명했다.
연구진은 "조기 콜리스틴 요법이 CRAB의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며 "CRAB 감염이 높은 의료기관에서 패혈증에 대한 주요 치료전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적인 전향적 다기관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적극적 치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감염 관리 학회를 비롯해 국민건강보험 관련 정부 기관들도 나서 적극적으로 이러한 치료 전략을 다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의학회지 편집위원을 맡고 있는 서울의대 박상원 교수는 "CRAB 감염의 예측 인자와 함께 콜리스틴 조기 사용의 유효성에 대한 적절한 근거자료가 마련됐다"며 "이러한 연구는 높은 치사율로 이어지는 CRAB를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발전시켜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 국내에서 감염 관련 학회 중심의 전향적 다기관 공동연구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며 "또한 정부 기관에서도 적극적으로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의 참여가 필수적이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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