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공의 3년제 전환 4년째를 맞는 대한내과학회가 내과 전공의 총 정원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내과 전공의 수련의 질을 유지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정원을 갖춰야 한다는 게 내과학회가 총 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이유. 하지만 3년제 전환이 마무리되면서 의료현장에서의 전공의 업무 과부하가 실질적인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18일 대한내과학회에 따르면 최근 열린 '2020년도 전공의 정원책정을 위한 전문과목학회 합동회의'에서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에 내과 정원을 늘려줄 것을 제안했다.
내과학회가 내세우는 명분은 이렇다. 현재 의료환경에서는 연차당 내과 전공의 정원 1~2명에 그치는 상태로는 정상적인 수련을 유지하기 힘든 게 현실. 즉, 수련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원 확대를 요구한 것.
미국의 경우 한 연차당 12명 이상을 유지하다보니 순환근무를 하면서 수련이 가능한 반면 한국의 경우 정원 자체가 적다보니 일정한 스케줄을 유지하기 어렵다.
가령, 소화기내과에 전공의가 수련을 받다가 어떤 달은 한명도 없는 일이 발생하다보니 수련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고 지도전문의 일정 또한 들쑥날쑥해지는 식이다.
여기에 내과학회가 몇년 째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정착을 위해서도 내과 전문의 인력 확대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내과학회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활성화를 위해 약 2천~4천명의 의사 인력이 필요한데 현재 내과 전공의 정원으로는 약 10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매년 배출되는 내과 전공의 600명. 이중 절반이 입원전담전문의 진로를 택한다고 해도 3천명이 되려면 10년이 걸린다는 계산이다.
이와 더불어 내과학회는 "단순히 진료공백을 채우기 위해서는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내과 수련 3년제 전환으로 절대적인 전공의 수가 감소한 것이 내과학회가 정원 확대를 요구하게 된 실질적인 배경.
예를 들어 내과 전공의 연차당 5명씩 있다고 치면 과거 전공의 4년차까지 있을 땐 20명에 달했지만 3년제로 바뀌고 나서는 15명에 그친다. 절대적인 전공의 정원이 감소하면서 전공의 개개인의 업무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내과학회 엄중식 수련이사(길병원)는 "내과 전공의 정원 확대 필요성을 처음 제기한 만큼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는 없겠지만 의료현실을 감안할 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며 "조만간 복지부에 정식으로 공문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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