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의사회, 기금 모금 나선 집행부 향해 불만 표출 일선 회원들 "임총 얘기 나오면 투쟁 따라 나온다" 비판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불신임 위기 속에서 투쟁을 위한 성금 모금에 나서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각각의 사건이 발생하고 결정된 시간은 다르지만 시점이 겹치면서 상황이 묘해졌다.
의협은 26일 의료개혁 쟁취를 위한 성금 모금 안내 공문을 산하 시도의사회 및 진료과의사회에 발송하고, 홈페이지에도 띄웠다. 간단히 말해 투쟁을 위한 성금을 모금한다는 것인데, 지난 13일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의결된 사안이다.
의협은 "해결해야 할 현안은 날이 갈수록 쌓여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회원의 기대와 의료개혁 쟁취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협회의 정당한 요구 사항을 이해할 수 있도록 대언론 홍보가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며 "이를 추진하기 위한 예산 마련이 매우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개혁 쟁취를 위한 성금은 의정협상의 동력을 끌어올리고 대정부 투쟁을 철저하게 준비하는 등 의료개혁의 밑거름이 되어 의권 보호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이미 회비를 받을 때 투쟁 회비를 별도로 2만~3만원씩 받고 있는 상황. 지난 4월 열린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이하 의쟁투)의 본격적인 투쟁을 위해 지난해보다 예산을 2억3846만원 증액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의쟁투가 투쟁을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은 22억6100만원이다. 여기에 개인회원, 진료과의사회 등이 투쟁을 지지하며 투쟁기금을 내고 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투쟁을 위한 홍보쪽으로 예산이 부족한 면이 있어 모금 운동을 진행하게 됐다"며 "사실 구체적인 금액보다는 모금운동 자체가 투쟁 동력 확보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원과 소통하고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비용은 수백, 수천만원이 있어도 모자라다"며 "언제든지 투쟁할 수 있는 준비는 갖춰져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봐 달라"고 덧붙였다.
경남 대의원, 불신임안 상정 임총 소집 요구 예고
의협이 성금 모금을 안내한 날과 같은 날 경상남도의사회 대의원회 박상준 부의장은 집행부 불신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대의원총회(이하 임총) 개최를 요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의협 집행부의 회무 점검을 위한 임총 개최에 대한 투표를 다음달 예정된 회의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만약 투표에서 임총 개최가 무산 된다면 박상준 부의장이 대의원 동의서를 받아 임총 소집을 요구하면 임총이 열릴 수 있게 된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임총 개최를 위해서는 재적대의원 4분의1 이상이 동의가 필요하고, 집행부 불신임안을 상정하기 위해서는 대의원 3분의 1이 찬성해야 한다. 즉, 박 대의원은 현재 재적대의원 238명 중 적어도 60명 이상의 동의서를 받아야 임총을 열 수 있고, 80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집행부 불신임안까지 상정할 수 있다.
박 부의장은 "문재인 케어 저지라는 선명한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출범한 제40대 집행부가 아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 틈을 이용해 정부는 의료 관련 불합리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만행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협의 대응은 방향성을 상실하고 내부적으로 조직화되지 못하며 직역 간 갈등과 회장의 부적절한 정치노선 표방으로 총체적인 난국을 맞이했다"며 "대의원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회원의 권익 수호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집행부를 이끈 책임을 묻기 위해 임시대의원총회를 발의한다"고 말했다.
"투쟁한적 없는데 웬 성금 모금?" 목소리 잇따라
의협이 성금모금 안내에 나선 날과 박상준 부의장이 집행부 불신임안 발의한 예고한 시점이 겹치면서 일각에서는 임시대의원총회를 대비해 집행부가 갑자기 투쟁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상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최상림 의장은 "투쟁을 한 게 없는데 투쟁기금을 모금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이 정도면 낯짝이 두꺼운 것 아닌가 묻고 싶다"라고 비판했다.
또 "현 집행부는 임총 이야기만 나오면 투쟁 이야기를 꺼낸다"며 "지난해 10월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릴 때도 집행부는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해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물 건너 갔다. 분위기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대구지역 한 개원의도 "의료개혁을 쟁취하려고 회장이 됐는데 회비는 어디에 쓰고 성금을 모으는가"라고 반문하며 "무슨 투쟁을 언제 했는지도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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