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 대상 ILR 효과 추적 관찰 결과 57.2% 환자 살려 아시아 최초·최다 환자 대상 연구…부정맥 진단 효율성 입증
지난 2016년 급여가 도입된 이식형 루프 기록계(Implantable loop recorder, ILR)가 부정맥 진단율과 예측율을 높이며 그 효용성을 입증하고 있다.
가장 난제로 꼽히는 원인 불명 실신 환자의 부정맥을 절반 이상 빠르게 진단해 내며 중요한 임상 진단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
이러한 연구 결과는 삼성서울병원 심장내과 김준수 교수가 이끄는 국내 다기관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아시아에서 이뤄진 최초이자 최다 환자 대상 연구다.
원인 불명 실신환자를 대상으로 ILR의 효용성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가 13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결과를 게재된 것(doi.org/10.3346/jkms.2020.35.e11). 아시아에서 이뤄진 최초이자 최다 환자 대상 연구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국내 11개 대학병원 연구진은 원인 불명 실신환자 173명을 대상으로 2006년 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ILR이식과 부정맥의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실신 후 ILR 이식을 받은 환자 중 52명의 환자(30.1%)가 다시 한번 실신 증상이 재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부정맥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34명(19.7%)에 해당했다.
특히 ILR 삽입후 실신과 관계없이 99명(57.2%)의 환자에게서 ILR을 통한 부정맥이 발견됐다. 실신 증상으로 ILR을 이식한 환자의 절반이 이 덕에 부정맥을 빠르게 발견했다는 의미다.
ILR을 분석한 결과 부정맥이 나타난 환자 중 동기능부전이 70.6%로 가장 많았으며 방실차단 11.8%, 빈맥 등이 실신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ILR을 통한 혜택은 더 있었다. 실신과 관계없이 ILR이 알려준 정보로 부정맥을 진단받은 환자의 34.7%가 조기에 인공심장박동기를 이식해 위험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연구를 진행한 김준수 교수는 "이 연구가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는 ILR로 57.2%의 환자들이 실신과 무관한 부정맥을 발견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서양권이 아닌 아시아에서 ILR의 효용성을 입증한 첫번째 연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럽심장학회(ESC)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실신 등의 증상을 경험한 환자에게 초기 단계에서 ILR 이식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6년에서야 일부 급여가 적용되고 있을 뿐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가 없어 이러한 권고가 늦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ILR의 효용성에 대한 다기관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향후 이를 통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수 교수는 "원인 미사의 실신에 있어 부정맥을 진단하는데 ILR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증명한 동시에 이전의 발적성 심방세동이나 각차단이 있던 환자에게서 서맥성 실신 원인의 가능성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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