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학술 논문, 정회원 가입해야 공개 "의도 의심스럽다" 학회 측 "저작권 문제로 불가피한 조치…포털 검색 가능" 해명
코로나19 관련 학술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는 대한감염학회가 돌연 일부 정보를 유료 형태로 전환하고 접근 자체를 제한해 일부 의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감염학회는 '코로나19(COVID-19)'라는 별도의 홈페이지를 개설해 관련 해외 학술 논문에 대한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다가 돌연 학회원으로 가입을 해야지만 해당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바꿨다.
감염학회는 지난 10일 코로나19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홈페이지에서는 코로나19 관련 공지사항, 국내외 현황, 학술 논문, 국내외 지침, 자료실, 질의응답 및 토론 등으로 이뤄졌다.
이 중 학술 논문과 질의응답 및 토론 메뉴는 정회원 전용이다. 즉, 홈페이지를 통해 감염학회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입회비로 10만원, 연회비로 5만원 등 총 15만원을 내야 가입을 할 수 있으며 연회비를 해마다 내야 정회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의사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메뉴는 '학술논문' 부분.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학술논문을 보기 위해서는 회비를 내는 회원 가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문제는 홈페이지를 처음 개설한 일주일은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 없이도 학술논문 메뉴에 접근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일주일 만에 돌연 15만원을 내야 학술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자 학회가 코로나19 사태를 활용해 회원가입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학회 활동보다는 단순 코로나19에 대한 학술 논문만 확인코자 하는 개원의 사이에서 불편함을 지적하고 있다.
경기도 Y내과 원장은 "일주일 전만 해도 홈페이지에 있는 정보를 모두 봤다"라며 "배나무 아래서는 갓끈도 고쳐 쓰지 말라고 하는 마당에 갑자기 돈을 내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형태로 바뀌면 (학회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소에는 감염학회 홈페이지를 들어갈 일이 없다"라며 "순전히 코로나19 정보가 궁금해서 들어오는 것인데 돈을 내야만 한다면 굳이 홈페이지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
서울 B내과 원장도 "감염학회는 현재 코로나19 사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누구보다 정보의 중심에 있다. 정보로부터 받는 정보도 가장 많을 것 아닌가"라며 "처음부터 정보 제한이 있었다면 몰라도 갑자기 바뀌니까 당황스럽다"라고 꼬집었다.
코로나19 사태는 전세계적 이슈인 만큼 뉴잉글랜드저널메디슨(NEJM), 란셋(Lancet) 등 주요 학술지는 정보 파악을 위해서라도 학술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분위기다. 즉, 감염학회의 방침은 비용을 내야 하는 정회원 가입을 유도하는 것은 세계적 분위기와도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지방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감염학회를 통해 국외 학술논문을 파악하는 것은 손수 검색하는 수고를 더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아직은 코로나19 사태가 진행형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논문도 증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보 획득 통로가 다양한 만큼 굳이 감염학회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 회원가입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감염학회는 논문 공개 문제가 저작권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해외 학술지 사이트에서 가지고 오는 정보인 만큼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학회 관계자는 "논문 공유는 저작권 문제 때문에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있어 제한하는 형태로 바꾸게 됐다"라며 "논문 제목은 메인 페이지에서도 노출되기 때문에 검색하면 충분히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원가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불편함을 충분히 알고는 있지만 논문들이 학회 자산이 아닌만큼 법적인 문제로 얽힐 수 있어 제한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회원 가입을 하더라도 논문을 전체 공유한다기보다는 해당 논문이 나와 있는 사이트 주소를 공유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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