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와 정부‧여당의 합의문 사인이 논란을 남긴 이후 의대생의 의사국시 응시거부가 연일 뜨거운 감자다.
합의문 사인 과정에 반발한 의대생들은 국시거부 유지를 선언했고 의사국시 실기시험이 예정대로 시행되면서 의대생들의 국시 응시 기회는 묘연해졌다.
이 과정에서 합의문을 작성한 의사협회는 물론 함께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던 전공의와 전임의가 진료현장으로 복귀하면서 의대생들만 파업 전선에 남게 됐다.
특히, 정부는 의사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의 재응시에 국민 동의없이 추가적인 시험 기회 부여는 힘들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의대생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에 처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합의문 체결이후 젊은의사들의 반발을 인지한 최대집 회장은 의대생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그 어디에서도 설득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정부 또한 국가실기 시험 재접수 기간을 이틀 연장했지만 여당이 의대생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상기하면 정말 의대생과 의료계에 ‘충분한 시간과 선택의 기회’를 줬는지도 의문이다.
이와 중에 최대집 회장의 탄핵 위기 소식이 들린다. 합의문 도출 이후 과정에 대해 논란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충분이 예상 가능했던 시나리오다.
문제는 최대집 회장의 ‘책임론’을 꺼내기 이전에 선배의사들이 후배인 의대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고민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대집 회장의 불신임안건은 오는 10월 18일 예정된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국시 응시에 대한 문제는 지금 닥친 문제로 지금이 아니면 실타래가 더 꼬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상황.
이렇다 보니 최대집 회장의 탄핵 논의가 내년 있을 의협 회장 선거와 맞물린 정치적 계산이 밑바탕에 있다는 시선을 받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번 파업과정에서 젊은의사의 역할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고 그 중 의대생도 한 주축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물론 의료계가 의대생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많은 의료계 선배들은 의대생에게 피해가 있을 경우 관망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의대생에게 피해는 생겼고 이젠 말이 아닌 실질적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 의대생들이 입장을 밝히고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도움을 주기 어렵다고 말하는 점도 현 시점에선 핑계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내부적으로 의대생을 설득하는 한편 외부적으로는 최대집 회장이 대회원 서신문에서 언급한 ‘정치적 해결’에 나서야 한다. 최대집 회장의 탄핵 안건은 그 다음 논의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의협 집행부의 책임을 묻기 전에 선배의사들 책임져줘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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