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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문턱인 심평원 '전문평가위' 위상 커진다

발행날짜: 2020-11-17 05:45:56

복지부, 건강보험 규칙 개정…선별급여 평가도 심평원에게로
선별‧예비급여 재평가 도래함에 따라 '적합성평가위'도 신설

의료행위와 치료재료의 건강보험 등재 과정이 더 촘촘해진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건강보험심사평가위의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사진.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을 마련해 의견수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개정안의 내용은 이렇다. 그동안 복지부가 급여평가위원회를 통해서 해오던 선별급여 여부 및 본인부담률 결정을 심평원 산하로 운영 중인 전문평가위원회에서 통합‧결정하도록 변경하는 것이 주된 골자다.

'중복'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료계와 의료기기업계의 비판과 개선 요청을 수용한 결과.

즉, 복지부와 심평원이 중복해서 해오던 기능을 심평원에 일원화한 것이다. 가령 수술용 카테터를 건강보험 선별급여로 적용할 경우 이제까지는 복지부 급여평가위와 심평원 전문평가위에서 중복 검토가 이뤄졌지만, 개정안이 확정되면 심평원 전문평가위에서 통합 검토하게 된다.

결국 심평원 전문평가위는 의료행위와 치료재료 건강보험 적용에 더해 선별급여 여부 판단까지 하는 '전문가 자문기구' 성격이 짙어졌다.

최종 결정기구인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가늠자'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그동안 급여평가위와 전문평가위의 역할이 겹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교통정리를 했다. 선별급여 여부와 환자본인부담률을 결정하는데 평가를 받는 입장에서는 그 기능이 간소화됐다고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복지부는 심평원과 복지부를 거쳐 인정된 선별급여를 재평가하는 기구도 새롭게 신설하기로 했다. 그 이름은 '적합성평가위원회'다.

적합성평가위는 선별 혹은 예비급여로 적용된 의료행위 혹은 치료재료의 기한 도래시 재평가하는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재평가는 선별급여 항목의 치료효과, 비용효과, 대체가능성, 사회적 요구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게 된다.

또 복지부는 선별급여 실시기관의 자료 제출 등을 심평원에 하는 것으로 통일시켰다. 복지부 제출자료를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이를 두고서 선별‧예비급여의 재평가 기한이 가까워짐에 따른 조치로 해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병원협회 한 임원은 "선별급여와 예비급여는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시절 각각 도입된 개념이지만 성격은 유사하다"며 "한시적으로 급여 적용하면서 효과성을 판단하겠다는 것인데 재평가 시기가 도래하면서 평가체계를 정리한 것"이라고 봤다.

그는 "심평원 전문평가위의 역할이 한층 강화됐다"며 "언뜻 평가체계의 교통정리만 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도 심평원의 평가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의료행위나 치료재료가 상당히 많다. 이 때문에 전문평가위를 바라보는 관련 업계는 더 문턱이 높아졌다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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