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인 의원실은 "오늘 나왔던 내용의 일부를 받아들여 약사법/의료기기법 개정안을 곧 내겠다"며 "지출보고서 제출 의무화를 지키지 않은 곳에 패널티를 늘리고 CSO도 규제 대상으로 추가하는 방향, 이어 간담회 등 지원 내역을 공개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병철 복지부 약무정책과장 역시 "제도에 맞게 지원 내역을 공개하고 관리하는 툴이 생긴 것 만큼, 새 제도 변화를 논의하는 것도 지금 상황에서 맞을 것 같다"고 힘을 실어줬다.
▲"리베이트 사라졌다" vs "실상 몰라"…현실인식 괴리감
이날 토론회에는 윤병철 복지부 약무정책과장, 이득규 공정거래위원회 지식산업감시과장, 신현호 경실련 보건의료 정책위원(변호사), 김명중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공정경쟁팀장, 변현문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윤리부위원장까지 정부 및 시민단체, 협회가 등장한 만큼 현실 인식과 해법에 괴리감을 나타냈다.
의료계는 소수 회원의 일탈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자율징계 권한이 필요하다는 입장.
좌장을 맡은 이우용 대한외과학회 이사장은 "실제로 의협이 자율규제를 요청하지만 (정부가) 안 받아들여주고 있다"며 "면허 문제, 윤리 문제를 포함해서 윤리위원회에서 더 할 수 있는 방안이나 그런 게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상운 의협 부회장은 "의사들도 자체적으로 여러가지 사안들에 대해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게 굉장히 필요하다"며 "의사가 의사를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장 높은 단계까지 서로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부의 현실 인식은 달랐다. 공정위는 의협의 공개 저격하며 리베이트 수수 문화가 여전하다고 못박았다.
이득규 공정위 지식산업감시과장은 "국제학술대회에 대한 공정거래규약 개정에 대해서 그때 협회에서 의견을 줬고, 우리가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보완 요청을 하고 얘기가 오가고 있다"며 "불신이라고 표현하긴 그렇지만 이상운 부회장이 말씀한 부분과 현실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조사를 나가보면 밝히긴 어렵지만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며 "약간 현실과 괴리된 말씀을 하신게 아닌가 싶은데 (의협의 자율징계안이) 자율적으로 규제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의구심이 있는게 사실"이라고 자율규제책 요구를 일축했다.
윤병철 복지부 과장은 신중론을 펼쳤다. 그는 "(공정위와 마찬가지로) 복지부도 2년 정도를 협회와 똑같이 고민했다"며 "자율정화가 현상을 완화시킬 수도, 더 악화시킬 수 있어서 계속 논의했다"고 중립을 지켰다.
한편 신현호 경실련 보건의료 정책위원은 총액계약제, 포괄수가제, 성분명처방제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신 위원은 "기본적으로 특정 약에 대해서 너무 치열한 로비들이 있으니까 성분명 제도를 하면 조금 달라지지 않겠나 한다"며 "리베이트를 없애니 오리지널 고가 약으로만 처방한다는 것처럼 모든 제도가 부작용은 있겠지만 한번 바꿔보자는 취지로 이렇게 말씀드린다"고 제안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리베이트가 제약사 오너의 의지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명중 공정경쟁팀장은 "ISO37001(반부패경영시스템)에는 대형제약사 뿐 아니라 중소형사도 많이 가입했다"며 "그만큼 오너의 의지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해관계에 따른 일탈 행위가 있을 수 있다"며 "제약사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탈한 경우에는 제도적으로 정화에 동참을 유도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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