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스타트업에 단비로 여겨지던 '팁스(TIPS)'가 수년만에 굵직한 성과물들을 내면서 이제는 산업계의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실상 팁스를 받으면 이후 투자에 길이 열린다는 공식이 생겨나면서 필수 도전 코스로 주목받고 있는 것. 지원 금액은 수억원 선에 불과하지만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팁스 프로그램이 의료기기 산업계의 흥행 보증수표가 되고 있다.
28일 의료기기 산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가 투자 유치 핵심 키워드로 꼽히며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청이 주관하는 팁스는 민간 주도형 기술 투자 창업 지원 사업으로 유망한 기술을 가졌지만 투자 자금이 없는 스타트업에 1억원에서 최대 10억원 정도의 초기 투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최근 4차 산업 혁명으로 의료기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수십억원대 자금이 흘러들어 오는 것이 다반사라는 점에서 수억원의 투자금은 큰 메리트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 사실.
하지만 그럼에도 팁스를 향한 의료기기 기업들의 도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기업들은 팁스가 가진 상징적 의미를 주목하고 있다. 팁스 프로그램 초창기에는 단순히 중기청이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의미 정도에 그쳤지만 팁스를 거친 기업들이 굵직한 성과를 내면서 말 그대로 '상징'이 되고 있는 셈이다.
팁스 프로그램 초기에 지원을 받은 기업들을 보면 이 의미를 한번에 알 수 있다. 이미 사실상 IPO(기업공개)를 확정지은 뷰노와 루닛이 바로 그 기업들이다.
실제로 뷰노의 경우 팁스 프로그램에 선정된 이래 폭풍 성장을 지속해 왔다. 팁스 지원 당시만 해도 3명에 그쳤던 직원은 85명으로 늘었고 이제는 국내 첫 의료 AI 개발이라는 타이틀을 바탕으로 IPO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현재 뷰노의 기업 가치는 약 3천억원으로 추산되며 IPO 이전부터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며 올해 증권가의 최대 대어로 꼽히고 있다.
팁스가 주요 투자자들의 지표로 여겨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의료 AI의 쌍두마차인 루닛도 마찬가지다. 2014년 팁스 프로그램 선정 당시 2명에 불과했던 직원은 92명으로 늘었고 'Lunit INSIGHT'의 사업화에 힘입어 이미 600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올해 IPO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비단 의료 AI 분야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의료용 저온 플라즈마 멸균기를 개발한 플라즈맵의 경우 팁스를 거쳐 1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하며 예비 유니콘 기업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의료기기 스타트업들 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탈(VC) 등이 팁스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팁스가 주요 투자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기청 관계자는 "팁스는 단순히 초기 투자 자금만을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다"며 "의료기기 인허가 과정에 대한 지원 등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혜택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투자 유치의 지표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2의 뷰노, 루닛을 향한 의료기기 스타트업의 도전도 지속되고 있다. 이미 투자 라운드가 시작된 큐어스트림(인공지능형 인공췌장), 오스펌(신소재 맞춤형 임플란트) 등이 차례로 팁스를 거쳤다.
또한 대체소재 의료기기 스타트업인 플코스킨과 국산 내시경 개발 기업인 다인그룹 등도 지난해 팁스 간판을 얻으며 차세대 유니콘을 향한 발걸음을 뗐다.
다인그룹 이성훈 대표이사는 "팁스로 인한 투자금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우리 기업의 기술력과 혁신성, 정확도와 사업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이 더욱 큰 성과"라며 "수없이 많은 스타트업들이 계속해서 팁스에 도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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