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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방역대응 차출만 20개월째 업무차질 불가피

발행날짜: 2021-09-16 05:45:59

중수본·중대본부터 지방 방역점검까지 수시로 업무지원
"상시 20% 비어있는 상태" 중수본 운영체계 전환 필요성

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된 지 1년 8개월 째. 2020년 1월 이후 2021년 9월 현재까지 전천후 방역대응에 매달리고 있는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방역대응에 내몰리면서 정작 복지부 본연의 중장기 업무를 연기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복지부 공무원, 평균 3~4번 최대 5~6번씩 중수본에 차출

15일 복수의 복지부 공무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방역업무에 파견, 업무지원 등으로 차출됨에 따라 업무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복지부 공무원은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 이외에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질병청 예방접종추진단, 지방 방역점검 등에 파견 혹은 업무지원으로 차출된다.

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수본은 파견직으로 약 90여명이 6개월 이상 근무하고 있으며 업무지원으로 약 50여명이 순번제로 근무하는 식이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평균 3~4번, 많으면 5~6번 정도 동원됐다는게 복지부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다시 말해 중수본 운영에 무리가 없도록 복지부는 각 부서별로 업무지원 인력 50명을 채워야한다는 얘기다. 복지부 내 실별로 투입 가능한 인력을 파악해 인력을 투입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복지부 공무원은 수시로 중수본 등에 업무지원 인력으로 차출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거점전담병원인 공단 일산병원을 방문한 권덕철 장관 모습.
중수본 이외에도 질병청 예방접종추진단에는 복지부 공무원 4명을 파견했으며 중대본에는 사무관이 순번제로 업무지원 중이다. 이와 더불어 지방으로 1주일씩 방역점검을 나가는 것도 복지부 공무원의 업무다.

업무지원 인력을 결정하는 기본 조건은 해당 과에 사무관, 주무관 둘 중 한명은 남겨 놓는 것. 주무관이 없는 경우엔 해당 사무관은 차출에서 배제된다. 대신 해당 과에 남겨진 업무를 도맡아야 한다.

복지부 모 사무관은 "대부분의 업무가 사무관, 주무관이 팀을 이뤄서 추진하는데 코로나 이후 둘중 한명은 자리를 비운 상태다"면서 "과거처럼 합을 맞춰서 일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각 과별로 상시 20%가 비어있는 상태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더 난감한 것은 업무지원 발령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는 "중수본 업무지원 이외에도 수시로 1주일씩 지방으로 방역점검이 잡힌다"면서 "솔직히 업무 연속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사무관은 "중수본으로 업무지원을 나간 직원도 힘들지만 남아있는 인력도 2명 몫의 업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만만찮다"고 말했다.

이기일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우스갯소리로 본인을 365일 24시간 상시 열려있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비유하기도 했다. 최근 4차 대유행이 장기화됨에 따라 야근은 물론 주말에도 대책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일선 복지부 공무원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연속성 떨어진다" 복지부 업무 차질 불가피

복지부 공무원들의 고민은 단순히 업무 과부하 이외에 본연의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논란이 된 전문간호사법만 보더라도 시행일은 2020년 3월이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논의가 늦어지면서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야 입법예고가 났다.

보건의료계 의료인력부터 의료전달체계까지 중장기 대책을 제시한 보건의료발전계획도 마찬가지다.

당초 보건의료정책과는 올 상반기내로 보건의료발전계획 발표를 목표로 달려왔지만 코로나 펜데믹 대응 등으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3사분기가 끝나가는 현재까지도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의료계 최대 현안 중 하나인 3차 상대가치개편도 기존 2차 대비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보험급여과 관계자는 "2차 상대가치개편의 경우 9개월간 집중적으로 10여차례 회의를 추진했다"면서 "지난주 첫 회의를 시작한 3차 개편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전문가 의견수렴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더라도 연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중수본 인력을 배분하는데 있어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고 제안했다.

복지부 인사과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반 5개월간은 별도조직으로 운영하면서 복지부 업무가 사실상 올스톱 되는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그나마 현재는 중수본 운영 체계가 잡히면서 본연의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수시로 투입되는 50명 내외의 업무지원 인력을 줄여달라는 요구가 있지만 쉽지 않다"면서 "백신접종이 완료되는 시점 이후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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