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대리수술 등 무면허 의료행위 가중처벌법을 추진하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계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사진제공: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제공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1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최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무면허 의료행위 법정형 강화 등 개정안을 상정, 향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올려 심의키로 했다.
이는 수술실 내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수술실 환자의 안전을 제고하기 위한 것.
현행 의료법에선 무면허 의료행위(교사 포함)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개정안에선 상해, 중상해, 사망 등으로 구분해 벌금형에서 무기징역까지 형량을 세분화했다.
특히 고의에 의한 무면허 의료 중 상해가 발생했을 경우 7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이상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중상해 발생시에는 3년이상~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사망시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다만 과실에 의한 과실치상인 경우 상해, 중상해의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를 부과하고 사망의 경우 2년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현행법과 개정안에 다른 형량 비교표 (자료: 복지위 검토보고서 중 일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도 최 의원의 개정안 검토의견서를 통해 "고의범에 준하는 불법성을 인정해 법정형을 상향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전했다.
또한 복지위는 최 의원의 개정안에서 공익신고의 경우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하는 규정을 필요적으로 명시한 것에 대해서도 적극 공감, 내부감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법과 연계해 향후 시행 시점인 2023년 9월, CCTV법의 실효성을 고려하더라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복지부 또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고의적으로 이뤄지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형법상의 벌칙보다 강력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취했다.
복지부는 검토의견을 통해 "현행 의료법에서 의료인에 대한 폭행, 협박에 대해 형법보다 강력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와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전했다.
반면 의료계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는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과중한 처벌이 가능하다"면서 "단순히 처벌 수위를 높이는 과도한 입법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이어 공익신고자에 대한 감경 및 면제에 대해서도 "내부 관계자의 허위 고소 및 고발을 남발하게 해 의료기관의 정상적인 운영에 상당한 차질을 유발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덧붙였다.
대한병원협회는 "무면허의료 기준의 불명확성을 고려해 진료보조인력의 업무영역부터 구체화하는 것을 선행해야한다"면서 "제반 여건 조성없이 무면허의료행위 관련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의료인간 협력, 팀체계 운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다만,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무자격자의 범위를 '무면허자'와 '의료인이 아닌 자'로 구분한 내용을 즉시 폐기하고 기존의 의료법에서도 구분없이 처벌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재검토해줄 것을 요구했다.
개정안은 '의료인이 아닌 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 의학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에 비해 의료인은 더욱 고의성을 인정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소청과의사회의 주장이다.
한편, 최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이달 중 열리는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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