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미용 등 이른바 뷰티 의료기기 기업들이 한류 바람을 타고 주요 투자처로 주목받으면서 천문학적 금액의 빅딜이 잇따라 성사되고 있다.
수천억원대 계약은 물론이고 1조원이 넘는 몸값을 기록하며 인수·합병(M&A)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의료기기 산업에 쏠린 관심을 고려할때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뷰티 의료기기 기업들을 중심으로 지분 확보를 통한 대규모 인수 합병 계약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면 바로 클래시스다. 무려 6700억원에 달하는 빅딜을 성사시키며 경영권을 넘겼기 때문이다.
클래시스는 피부과 전문의인 정성재 대표이사가 2007년 설립한 피부 미용 의료기기 기업으로 고강도 집속형 초음파 기기 '슈링크'를 기반으로 급성장을 이룬 회사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의료기관용 브랜드인 클래시스와 피부 미용 전문샵용 브랜드 클루덤, 개인용 기기를 제조하는 스케덤 등 세가지 브랜드를 운용하며 뷰티 시장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지난 7일 클래시스가 공식적으로 밝힌 '최대 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공시에 따르면 이번 빅딜의 총 금액은 6700억원에 달한다.
인수자는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로 이번 계약을 통해 최대 주주인 정성재 대표와 등기 이사 3인이 보유한 주식 3940만주(60.84%)를 주당 1만 7천원에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클래시스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와 인프라가 필요한 만큼 이같은 계약을 진행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클래시스의 이같은 빅딜은 뷰티 의료기기 시장에서 상당한 회자가 되고 있다. 최근 뷰티 의료기기 시장에서 유독 빅딜이 계속해서 성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클래시스는 현재 매출과 시가총액 등에서 국내 3위에 랭크되어 있다. 그렇다면 바로 위에는 어느 기업이 있을까. 역시 현재 빅딜이 진행중인 '휴젤'이다.
휴젤은 앞서 GS가 주도하는 특수목적법인 아프로디테애퀴지션홀딩스에 인수돼 막바지 지분 정리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아프로디테애퀴지션홀딩스가 휴젤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양수도계약(SPA)을 통해 지불한 금액은 1조 7240억원. 지분의 46.9%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이 계약 안에서 익숙한 이름을 볼 수 있다는 것. 아프로디테애퀴지션홀딩스에 휴젤 지분을 넘긴 것이 이번에 클래시스 빅딜의 주인공 베인캐피탈인 이유다.
실제로 베인캐피탈은 지난 2017년 휴젤의 지분 46.9%를 9274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사실상 5년만에 약 8천억원의 투자 이익을 남기고 또 다른 뷰티 의료기기 기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이같은 빅딜이 뷰티 의료기기 기업들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조 단위 빅딜이 뷰티 의료기기 기업들에게서 이뤄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한류 바람을 타고 국내 뷰티 기업들의 수출 노선이 열린 점을 주목하고 있다. 또한 그만큼 당분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A벤쳐캐피탈 관계자는 "휴젤과 클래시스의 빅딜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글로벌 PEF(사모펀드)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과 이제 막 수출 노선을 확장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류 바람을 타고 급성장 초입에 접어든 기업들을 글로벌 자본이 초기에 접수, 리브랜딩(rebranding)을 통해 가치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후 빅딜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기업들도 상당수가 뷰티, 임플란트 등에 집중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한 만큼 이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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