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약 개발과 백신 자주권 확보를 위해 임상 3상 등에 투자하는 1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공식화 했다. 비침습적 AI 또는 디지털 기기는 인허가 후 평가기간을 80일까지로 대폭 단축된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오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논의된 바이오 헬스 산업 혁신 방안을 같은날 공개했다. 복지부 이기일 제2차관은 감염병 대응을 위한 바이오헬스 투자 및 규제혁신 계획 등을 발표했다.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가 변이바이러스 출현, 재유행 반복으로 2년 이상 이어지면서 세계가 바이오헬스 분야 기술패권 경쟁, 백신·의약품 생산설비 구축 등 자체 역량 보유를 위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이 저성장 시기 경제성장 견인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산업이라고 판단했다.
이기일 차관은 "바이오헬스산업은 세계적으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라며 "한발 느린 규제와 정책이 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각 부처와 협력해 한발 더 빠르고 확실하게 추진토록하겠다"라고 말했다.
■대기업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공제율 8%로 상향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백신과 치료제 개발 지원을 위한 투자 규모에 한계가 있다. 신약 파이르파인 규모 확대 등 우리나라 산업 역량도 성장 중이지만 민간 투자 규모가 부족하고 글로벌 수준 블록버스터급 신약 개발 경험이 전무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
우선 정부는 백신 후보물질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코로나, 니파, 메르스, 라사열, 치쿤구니아, 지카바이러스감염증 등 대유행 발생 가능성이 높은 후보군을 대상으로 백신 후보물질 우선 연구개발 후 감염병 위기 시 신속히 백신개발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감염병 대응 핵심 기술(mRNA 플랫폼, 항바이러스제, 범용 백신)에 대한 도전적 목표 설정 후 집중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mRNA 플랫폼 관련해서는 동아에스티팜 등 3개 기업이 1상 중이다. 범용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에 착수했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관련해서는 임상시험 중인 백신 6개사, 치료제 13개 18개 품목에 대해 지속 지원을 약속했다. 더불어 국산 1호백신의 WHO 사전적격심사 및 추가접종 효능확인 지원 등 글로벌 진출 기반을 확대하고 중저소득국 등 대상 먹는 치료제 위탁 생산도 병행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의 바이오헬스 분야 투자 가속화를 위해 투자 밀착지원, 주요 유관기관별 신속한 금융·정책자금 지원을 비롯해 그 한도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백신대상 투자 촉진을 위해 대기업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공제율도 중견기업 수준(8%)로 상향한다.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등 주요 바이오헬스 기술도 '신성장원천 기술'로 추가 선정, 일반연구개발 대비 세약 공제를 우대할 예정이다.
백신 원부자재·장비 제조기술 등 확보를 위해 인센티브 확대, 글로벌 기업 투자 적극 유치도 계획했다. 국가전략기술 대상 현금지원한도를 최대 50%, 국비분담비율은 최대 50%까지 적용할 예정이다. 정부는 글로벌 기업인 독일 싸토리우스사 3억불(한화 약 3943억원), 미국 싸이티바사 0.5억불(한화 약 657억원)을 유치했고 추가 유치를 협의하고 있다.
혁신적 신약개발과 백신 자주권 확보를 위해 임상 3상 등에 투자하는 펀드도 조성할 예정이다. 올해 민관 합동으로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앞으로 1조원까지 확대해 바이오헬스 분야 민간투자 활력을 제고할 예정이다. 5000억원은 정부 등 공공에서 2000억원, 민간 투자자 3000억원의 자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차관은 "올해 정부에서 1000억원 정도 투자하고 국책 은행에서 1000원 정도 모금하고 있다"라며 "3000억원은 민간에서 지원을 받을 계획인데 8월에 펀드 운용사 선정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침습적 혁신의료기기, 인허가 후 비급여로 활용 가능
정부는 올해 7월 인공지능(AI) 활용 뇌경색, 유방암, 심전도분석 진단보조 소프트웨어 등 19개를 지정했다. 이들의 신속한 현장 활용을 위해 AI·디지털 혁신 의료기기(비침습)는 인허가 후에 비급여(또는 선별급여)로 사용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일정기간 현장사용을 통해 축적한 임상자료 근거로 재평가 및 건강보험 급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비침습적 혁신의료기기는 인허가 후 최소한의 행정조치를 거쳐 의료현장 진입기간을 현행 390일에서 80일까지 대폭 단축한다.
디지털, 첨단바이오 등 첨단제품 특성에 맞는 규제체계를 전면 재설계한다. 디지털 헬스기기 맞춤형 규제(임상·허가·제조 등)를 위한 법률제정을 연계해 추진할 예정이다.
혁신적 제품·서비스를 적용하는 바이오헬스 분야 특수성을 반영한 특화 규제 샌드박스도 신설한다.
■2023년 유니스트(UNIST)에도 의과학대학원 신설 추진
정부는 창업기업에 대한 맞춤형 전주기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기업발굴·상담, 인허가, 투자유치 등 바이오헬스 맞춤형 전주기 지원을 위한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 운영 등을 할 예정인데 내년부터 인천에 5400억원을 투입해 K-바이오랩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K-바이오랩허브에는 창업공간, 시험·분석지원, 네트워킹, 특허‧세무 서비스 등을 구축한다.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 공급 강화, 질 좋은 일자리 양성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제약 부분에서는 2025년부터 바이오 생산공정 인력양성(NIBRT)을 본격 실시한다. 한국형 NIBRT(National Institute for Bioprocessing Research and Training)는 세계적 바이오공정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다. 아일랜드 정부가 2011년 시작한 것으로 연세대 국제 캠퍼스(송도)에 인력양성센터를 설치한 후 실제 공정과 비슷한 교육장에서 실습중심 학위과정 및 기업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전주기 규제 역량을 보유한 규제전문가도 5년 동안 총 1만7000명(석‧박사 600명) 양성한다.
의학-공학(ICT·AI)-병원(임상) 간 학과 융합과정 개설·운영, 현장 수요기반 프로젝트형 교육을 추진하고 의사과학자 양성에도 힘쓴다. 200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인프라를 고도화 하고 내년에는 유니스트(UNIST)에도 의과학대학원 신설을 추진한다.
신종감염병 등 대유행 상황에 대비해 AI 기반 환자 분류·관리시스템 구축 등 최적화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비대면 정서장애 디지털 치료기기, 전자약 등 핵심기술 개발도 지원한다.
복지부는 "바이오헬스 규제혁신 로드맵 제시, 현장 밀착형 규제혁신 등은 최대한 신속히 추진하고 산업계와 지속 소통해 애로사항을 적극해소하겠다"라며 "글로벌 메가펀드, 바이오헬스 인재 양성계획 등 민간역량 강화에 필수적인 정책들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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