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에 실패했던 의대 출신 총장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까.
고려대학교 수장을 뽑는 총장선거의 막이 오른 가운데 안암병원장을 역임했던 박종훈 교수가 출사표를 던지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려대 제21대 총장 후보 공모에 의대 박종훈 교수(정형외과‧58)를 필두로 경영대학 김동원 교수, 미디어학부 마동훈 교수, 법학전문대학원 명순구·유병현·정영환 교수 등 총 6명이 접수했다.
오는 29일 전체 교수총회에 소속된 전임 교원 예비심사에서 총장 후보자 1명에게 투표권을 행사하는 1차 투표가 진행된다.
2차 투표는 대의원 30명이 참여해 총 3표씩 행사하며, 제21대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총추위)가 후보 3명을 법인에 추천하면 법인이 이 중 1명을 최종 선임한다.
의료계 내에서는 무엇보다 4년 전에 실패했던 의대 출신 총장의 꿈을 박종훈 교수가 실현할 수 있을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앞서 박종훈 교수는 고대의료원 내에서 의무기획처장과 함께 '형님' 격인 안암병원장을 연임하는 등 고대의료원 내에서도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지난해 원자력의학원장직을 맡으며 외부로 눈을 돌렸지만 8개월 만에 사직하며 평교수로 복귀, 최근 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이번 고려대 총장 선거에는 각 분과 대학별로 1명의 교수가 선거에 나선 가운데 법학전문대학원에서면 3명의 교수가 출사표를 던진 것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이 가운데 총장 선거에 나선 박종훈 교수는 의사 출신답게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 등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학교법인의 부동산 자산과 의료원의 자금, 의료 역량 결합해 건강검진센터, 요양병원 등 수익처 마련하는 등 '재단자산기초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을 벌이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또한 세종캠퍼스 관련 ▲빅데이터 CDC(Cloud Data Center) 유치 ▲Cloud 혁신교육센터 설치 ▲중입자가속기 운영 암센터 유치 ▲세종 고대암센터 건립 추진 ▲제3캠퍼스 내 약학대학 이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나머지 후보들의 경우도 고대의료원 내 다양한 공약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경영대학 김동원 교수는 ▲구로병원 첨단의학관 건축, 새롬연구동 및 본관 건물 재건축 ▲안산병원 암병원, 병원기반 산학연 융복합의학센터 신축 등을, 법학전문대학원 유병현 교수는 ▲치과대학, 세종병원 설립 ▲세종시의 중입자 가속기 암치료센터 설립과 방사선 의과학융합산업 클러스터 구축 사업 지원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본격적인 총장 선거전의 막이 오른 가운데 의료계 내에서는 박종훈 교수의 최종 낙점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대 총장선거에서 의대 출신 후보의 낙점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충분히 기대해볼만 만하다는 의견이 병원 내에서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대의료원 산하 병원 보직 교수는 "4년 전 총장 선거에서 의대 출신 총장이 나올 것으로 큰 기대를 걸었지만 아쉬운 결과를 받아 들었다"며 "그동안 고려대 내에서의 의과대학의 존재감이 한층 커진 만큼 이번에는 큰일을 내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총장선거에 나선 박종훈 교수는 병원을 넘어 고려대 차원에서 병원의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는 게 총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라고 밝혔다.
박종훈 교수는 "앞서 병원장 보직을 지내면서 순위를 높일 수는 있었지만 1등을 하는 것은 한계를 느꼈다"며 "고대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병원장이 아닌 총장선에서 추진해야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라고 소신을 전했다.
그는 "바이오헬스 분야는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의료"라며 "이 부분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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