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시설투자를 토대로 국내 첫 민관협력의원이 운영 의사 공개모집에 착수했다. 서귀포시는 의료취약지 개선과 개원 비용 최소화, 의원 경영 지속가능성 등을 확신하며 의사들의 참여 독려에 나섰다.
제주 서귀포시(시장 이종우)는 14일 오후 3시 민관협력의원 및 약국 온라인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종우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읍면 지역 의료환경이 열악하고 특히 어르신들이 많음에도 제주시 병원을 이용하는 불편이 있다"며 "전국 최소 365일 진료와 야간진료 사업을 유치해 추진하고 있다. 최고 시설과 장비, 우수 의료진 확보 등을 통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시보건소 김명재 소장은 사업 배경과 필요성을 설명했다.
대정읍에 위치한 민관협력의원은 47억원을 투입해 지난 1월 준공했다. 민간 의사와 약사 대상 365일 진료 및 휴일 그리고 22시까지 야간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보건소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허가조건이다. 휴일과 야간 22시까지, 365일 운영하고 검진기관 지정을 받아야 한다, 특히 의사는 2~3명 이상으로 내과와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소 1명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365일 운영, 휴일과 야간 22시까지 진료…연간 시설료 867만원·물품료 1518만원
5년 장기임대 방식으로 협력의원 시설사용료는 1000분의 5에 해당하는 연간 867만원이고 물품대부료 평가액 6%인 연간 1518만원이다.
약국의 경우, 재산평정가격의 1000분의 5에 해당하는 연간 130만원이다.
민관협력의원 1층에는 진료실과 처치실, 방사선실, 검진실, 물리치료실, 주사실 등이 2층에는 건강증진센터와 샤워실 등으로 구성됐다.
의료장비는 15종 46대로 흉부방사선, 위 및 대장 내시경, 복부초음파, 물리치료장비 등을 구비한 상황이다.
김 보건소장은 "운영 의사 공모는 15일부터 3월 3일까지 17일간 진행되며, 준비 과정을 거쳐 3월 20일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온비드 시스템을 통해 제출서류와 공모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원과 약국 사용은 5년으로 갱신 가능하다. 운영자는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관리비용은 운영자 부담"이라며 "의사와 약사의 참관을 위해 오는 18일과 19일 민관협력의원과 약국을 오픈할 예정"이라며 의사와 약사의 협조를 당부했다.
■운영 의사 15일부터 3월 3일까지 공모…18일과 19일 협력의원과 약국 참관 가능
사업 모델을 자문한 제주의대 박형근 교수(공공의료지원단장)은 민관협력의원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신했다.
박 교수는 "의료계에서 야간과 휴일 환자가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있을 것이다. 민관협력의원 성공 핵심 요소는 환자 수요와 전문인력 확보"라면서 "결론을 말씀드리면 야간과 휴일은 진료 가산이 되며, 데이터를 보면 야간과 휴일 환자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8년 기준 건보공단 청구량 분석을 토대로 365의원 안착을 확신했다.
서귀포시 전체 인구는 19만명으로 대정읍은 2만 2천명이다. 서귀포시 의원(치과, 한의원 제외)은 66개소로 대정읍은 11개 의원이 있다.
의원급 청구건수를 보면, 서귀포시 의원 이용률이 41%, 제주시 이용률이 50%이다. 대정읍 주민들 57%가 제주시 의원을 이용하고 있다.
서귀포시 주민 절반 이상이 제주시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응급의료센터를 내원한 환자 중 경증과 비응급 비율이 57%, 61%라는 점도 민관협력의원 경영 안정성 요인으로 꼽았다.
박 교수는 "지역 개원가에서 우려하는 읍면 소재 의원 간 경쟁은 심화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해 떨어지면 사람 구경 못한다고 하지만 공단 데이터를 보면 야간과 휴일 환자 수요가 적지 않게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귀포시 주민 50% 이상 제주시 의원급 이용…응급실, 경증·비응급 57% '차지'
그는 "민간의원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운영비 지원을 최소화해야 한다. 참여 의사들의 의지와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자체 지원이 많아지면 운영에 간섭이 있을 수밖에 없다. 독립채산제 기반 환자진료 동기부여를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에서 박 교수는 "365일 진료와 야간과 휴일 진료이나 평일 진료는 선택 사항이다. 건강보험법과 의료법 테두리 안에서 의사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의료인력 부족 지적과 관련, "내과와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매년 1천명 배출된다. 인력풀은 있다. 안정적 경영과 충분한 인센티브 문제인지 인력부족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경영 의사가 필요하다면 페이 닥터를 고용할 수 있다. 선정 과정에서 사업계획서와 의료진 경력 등이 고려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명재 보건소장은 "의사들과 약사들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 1차 공모에서 가능할 것으로 희망한다. 15일부터 3월 3일까지 공모에 꼭 응해 달라"며 의사와 약사 참여를 거듭 당부했다.
이날 온라인 사업 설명회에는 의사와 약사 등 보건의료인 45명이 참여해 민관협력의원 및 약국에 대한 적잖은 관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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