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 개정 이후 1호로 시장에 선진입한 의료 인공지능 딥카스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뷰노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전국 34개 병원에 도입돼 리얼월드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신의료기술평가 통과도 희망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 딥카스가 또 다시 1호 신화를 이어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선진입 의료기술로 시장 나온 딥카스 성장 가속
24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를 통해 시장에 선진입한 뷰노의 딥카스(VUNO Med–DeepCARS)가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딥카스는 병동에서 전자의무기록(EMR)에 입력하는 기본 활력 징후인 혈압과 맥박, 호흡, 체온을 분석해 환자의 심정지 발생 위험을 점수로 보여주는 인공지능 의료기기다.
그 혁신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8월 1일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 개정 이후 1호 지정돼 시장에 나오며 주목받은 제품.
지난해 개정된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 중 안전성이 확보된 기기에 한해 신의료기술평가를 말 그대로 2년간 유예한 채 시장에서 먼저 진출시켜주는 선진입 방안이다.
뷰노의 딥카스는 제도 개정 이후 1호로 선진입 대상에 지정돼 지난해 8월 1일부터 시장에 나왔다.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에 따라 환자 입원 1일당 비급여 청구를 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선진입 의료기술로 시장에 나온지 1년. 2년간의 유예 기간 중 반환점을 돈 딥카스는 과연 어떠한 성과를 내고 있을까.
결론적으로 제도의 모든 혜택을 다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업 성장과 임상 근거 창출 모두 순풍을 넘어 가속을 붙이고 있다는 의미다.
딥카스는 선진입을 통해 시장에 나온지 1년만에 전국 34개 병원에 도입되는 성과를 거뒀다. 굵직한 대학병원들은 사실상 거의 딥카스가 도입됐다는 의미다.
이로 인한 매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뷰노의 1분기 매출을 보면 딥카스는 총 12억원의 매출을 올려 뷰노 전체 매출의 67.6%를 차지했다. 매출 절반 이상이 딥카스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이러한 비중 확대는 선진입 제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뷰노의 전체 매출에서 딥카스의 비중이 11.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급성장이다.
이를 기반으로 뷰노는 지난해 대비 1분기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하며 순풍을 타고 있다. 특히 딥카스의 유용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속적으로 도입 병원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은 더 기대할 만 하다.
뷰노 관계자는 "지난해 평가 유예 제도 트랙에 올라간 후 빠르게 시장에 나오면서 딥카스의 매출 비중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이미 도입한 병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신규 도입을 타진하는 의료기관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주에는 의정부을지대병원에서 딥카스가 뇌동맥류 수술을 받고 입원하고 있던 환자의 심정지를 정확히 잡아내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선현우 신속대응팀장(중환자외상외과)은 "딥카스 도입 이후 심정지를 예측해 환자를 살린 첫 사례"라며 "일반 병동에 있던 환자를 조기에 예측해 발견하면서 중환자실 이동 등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리얼월드데이터 등 근거 자료 축적도 순항 "모범사례 구축"
딥카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매출 부분에서만이 아니다. 딥카스가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 개정 이후 1호로 시장에 나온 제품이라는 점이 더욱 이목을 끌고 있는 부분이다.
가장 먼저 제도를 통과해 시장에 나왔다는 점에서 딥카스가 과연 주어진 2년간의 유예 기간을 통해 신의료기술평가 통과까지 연착륙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셈이다.
의료 AI 기업인 A사 대표는 "사실 뷰노를 경쟁 기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뷰노가 평가 유예 제도를 뚫어주었기에 후발 기업들이 조금 더 유연하게 제도로 들어올 수 있었던 측면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마찬가지로 딥카스가 신의료기술평가까지 무난하게 통과하고 나아가 수가까지 받아낸다면 매우 유용한 사례가 남는다는 점에서 전체 산업 측면에서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이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일단 사용자를 확보하는데 성공했고 34개 대학병원에서 이미 가동에 들어간 상태라는 점에서 리얼월드데이터를 확보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평가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뷰노는 이미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등 다기관 연구를 통해 심정지 예측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연구 결과 딥카스는 원내 심정지(IHCA)와 예기치 않은 중환자실 전실(UIT) 예측 정확도, 오경보율 등 모든 평가 지표에서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Breakthrough Device Designation)된 것도 긍정적인 성과 중 하나다.
FDA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면 승인 절차의 우선순위를 확보하게 된다. 또 향후 승인 과정에서 FDA와 빠르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진행할 수 있다.
현재 뷰노는 뷰노메드 딥카스의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 의료기관과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 이미 해당 제품 관련 핵심 기술에 대한 미국 특허 등록도 마친 바 있다.
매출이 발생하고 그 매출을 더 수준 높은 임상에 투입하고 근거를 쌓아 매출 기반을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뷰노 이예하 대표는 "딥카스가 국내 다기관 연구로 성과를 보인 것을 넘어 FDA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며 제품의 혁신성과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현지 의료기관과의 공동 임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좋은 모범 사례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의료기술평가를 담당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도 이러한 성과를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또한 뷰노가 보건의료연구원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정밀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유예 제도의 취지를 잘 살리고 있다는 의미다.
보건의료연구원 신채민 신의료기술평가본부장은 "딥카스가 유용성을 인정받아 많은 의료기관에 도입돼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제도의 취지와 목적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결과"라며 "일부 선진입 기술의 경우 사용량이 저조하다는 점을 고려할때 근거 창출 부분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딥카스 이후 총 18개의 제품이 유예 제도로 들어온 가운데 유용성이 있는 기술들은 확실하게 사용량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사용량이 곧 실사용 데이터로서 평가의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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