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월 초 의과대학 정원 확대 규모를 발표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의료계가 들썩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선거 시즌과 맞물리면서 의사회 춘계학술대회에 예비 후보들이 모두 참석해 관련 대책을 설명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신경외과의사회는 전날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회원들에게 의대 증원·필수의료 등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비전을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부가 이르면 2월 초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린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회원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에 의협 이필수 회장과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서울특별시의사회 박명하 회장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미래의료포럼 주수호 대표 ▲박인숙 전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참석 회원에게 각자의 대책을 설명했다.
올해 제7대 회장으로 취임한 신경외과의사회 고도일 회장은 현시점에선 의협의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원들이 미래의 의협을 이끌 적합한 차기 회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또 정부의 의대 증원 드라이브엔 의협의 책임이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국민과 의료계가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고 회장은 "학술대회로만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린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의사회가 뒤집혔다"며 "차기 의협 회장의 대책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에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과 함께 급히 초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는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함께 조율해 나가자는 것"이라며 "차기 의협 회장이 누가 될진 모르겠지만 이런 문제에 관심 가져야 한다. 현 회장과 예비 후보자들을 초청했고. 회원들은 우리나라 의료와 의사를 지키고 미래를 내다보는 큰 그림을 그릴 이를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며 주최 이유를 설명했다.
필수·지역의료기 기피되는 이유와 관련해선 높아지는 의료인 사법 리스크를 꼽았다. 실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이후 관련 문제가 심화했다는 것.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법부·법조계와의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에 종사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처우나 보상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열심히 진료해도 기소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명예와 사명감으로 필수의료과에 지원했는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의사들의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판사는 의료감정 결과를 참고할 수밖에 없고 대학병원 교수들은 의학적인 지식으로 감정한다. 이 때문에 중소병원의 현장이나 전공의들의 어려움 등 다양한 환경을 잘 모를 수 있다"며 "만약 의사단체와 검찰청·법원 간 의사소통의 장이 있다면 서로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의협 내 기구를 만들어 언제든지 법조계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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